21세,어린청용날다

입력 2009-09-2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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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엄전수비3명제치고EPL첫골…“개인기원더풀!”英언론칭찬릴레이
이청용(21·볼턴)의 현란한 발재간에 세계최고 리그 수비수들이 차례로 무너졌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주말 밤마다 한국선수들의 득점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던 국내 축구팬들의 골 갈증도 단숨에 해갈됐다.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 데뷔 골을 폭발시켰다. 이청용은 27일(한국시간) 세인트앤드루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버밍엄 시티와의 2009-2010시즌 정규리그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9분 교체 투입돼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41분, 동료 매튜 테일러가 찬 프리킥이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자 오른발로 볼을 컨트롤해 수비수 두 명을 완벽하게 따돌린 뒤 다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볼턴이 2-1로 승리해 이청용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잉글랜드 진출 5경기 만에 터뜨린 데뷔 골이자 23일 칼링컵 웨스트햄전(3대1 승) 첫 도움에 이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칭찬 퍼레이드

어린 한국선수의 활약에 영국 언론도 후끈 달아올랐다. 영국 스포츠 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대단한 기술이었다”며 평점 8을 줬다. 그 동안 이청용에게 줄곧 믿음을 보여 왔던 개리 멕슨 볼턴 감독 역시 “이청용은 어리지만 갈수록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 점점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만족스럽다. 특유의 침착함과 여유가 그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청용은 “집이 생겼고, 부모님이 오셔서 안정을 찾은 게 최대 수확이다. 일찌감치 득점을 올려서 마음이 개운하다. 앞으로 좀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새로운 슈퍼스타 탄생의 서막

이른 시간 터진 데뷔 골로 이청용의 성공시대를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02년 12월, 네덜란드로 건너갔을 때가 스물 한 살이었다. 지금 이청용의 나이와 같다. 박지성은 이후 2003년 8월 24일 빌렘Ⅱ와의 경기에서 비로소 데뷔 골 맛을 봤고 2005년 여름, 한국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뒤에도 25경기 만에 데뷔 골을 넣었다.(2005. 12. 21 칼링컵 버밍엄시티전). 박지성과 이청용의 데뷔 골 장소가 같은 점도 공교롭다. 또한 정규리그 데뷔 골은 영국 진출 이듬해인 2006년 4월 11일 아스널전에 나왔다. 박지성은 공격성향이 강한 선수가 아니지만 윙이라는 포지션을 감안할 때 데뷔 골 맛을 보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 셈. 그러나 이청용은 보란 듯이 존경해 마지않던 선배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청용의 잠재력과 성장속도를 감안할 때 새로운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의 등장이 머지 않은 듯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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