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을만든건‘찰나의스피드’

입력 2009-09-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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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도의 자존심 장미란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순발력’ 덕분이었다. 단순한 힘이 아닌, 순간 폭발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순발력은 모든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포인트이다. [스포츠동아 DB]

파워의원천‘순발력의비밀’
《일반인에 비해 덩치가 큰 선수들이 대부분인 역도를 ‘순발력의 경기’라고 한다. 힘이 강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속도가 중요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역도의 장미란과 사재혁이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순발력을 갖췄기에 가능했다. 순발력은 운동을 잘하기 위해 중요한 기본적 요인이다. 흔히 우리가 파워라고도 표현하는데 이는 단순히 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력 있게 몰아서 쓸 수 있는 능력이다. 운동선수들이 반드시 갖춰야할 요건이다. 이번 주 ‘스포츠& 사이언스’에서는 ‘순발력’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순발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 등을 소개한다.》

두 젊은이가 최대치로 쌀가마니를 메고 100m 달리기로 힘겨루기를 할 때, 한명은 쌀가마니 세 개를 어깨에 메고 50m 가까이 달리고 있고, 다른 한명은 두 가마니를 어깨에 메고 100m 라인을 터치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힘이 센 사람은 누구이며 순발력(파워)이 좋은 사람이 누구일까. 힘이 좋은 사람은 세가마니를 어깨에 멘 사람이고 순발력이 좋은 사람은 두가마니를 어깨에 멘 사람이다. 스포츠에서는 두 가마니를 메고 빠르게 달린 순발력이 좋은 사람을 추구한다. 즉, 성공적으로 스포츠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순발력이 좋은 사람이어야 하고 그것도 꾸준히 훈련되어야 한다.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힘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운동속도를 향상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역도에서 무조건 무거운 바벨을 많이 든다고 해서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무거운 바벨을 많이 들게 되면 힘은 향상되지만 빠른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가벼운 무게로 빠르게 자세를 취해 나가는 동작의 반복훈련이 반드시 함께 진행되어 힘과 속도를 동시에 향상시켜야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코치는 힘과 속도의 향상도를 적절하게 평가해 두 요인을 항상 적절하게 배분 훈련시켜 순발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좀 더 힘과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세부적인 요인들에 대해 알아보자.

○근력을 키우는 방법

인체에서 낼 수 있는 주된 힘인 근력은 다음과 같은 것들과 관계가 깊다.

첫째, 근육의 크기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의 크기가 커지고 그에 비례해 근력도 커지게 된다. 따라서 근육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 그러나 근육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해서 상대편보다 근력이 더 작다고 말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개인별 근육의 신경요소(Neural Factor)가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동작의 빠르기에 따라 근육에서 발현되는 힘의 크기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큰 힘은 느린 동작시 발현될 수 있다. 중국인들이 건강체조로 많이 하는 태극권은 다른 무술보다 느린데, 이 때 큰 힘을 기르고 안정을 유지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의 발레 무용수들이 외국무용수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기술이 있다. 한발로 포인을 한 후 회전을 하는 동작을 할 때 빠르게 돌아갈 경우에는 한국무용수들이 외국무용수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나 회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느린 회전에서 자세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느린 동작에서 중심을 잡고 원활하게 깨끗한 동작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근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느린 운동을 선택하거나 느리게 훈련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셋째, ‘Cross Education’이다. 이는 훈련하지 않는 부위에서 훈련효과가 일어나는 것으로 오른팔의 이두근을 훈련했을 때 훈련하지 않고 있는 왼팔의 이두근에서 훈련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약 15%% 내외의 훈련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부상당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경우 다른 선수들의 훈련장면을 보면서 훈련장에서 쉬라고 권고하고 있다. 직접 훈련을 하지는 않지만 다른 선수들의 훈련장면을 보기만 해도 근육은 미약하지만 똑같이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온도와 스트레칭도 근발현의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역도나 단거리 달리기처럼 순간적으로 큰 힘을 발현해야하는 종목에서는 신체온도가 낮게 되면 큰 힘을 발현할 수 없다. 따라서 약 15분 정도 러닝을 한 후 경기에 임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직후 근력은 약 12.5%% 정도 감소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스트레칭을 한 후 약 30분 정도 지나야 원래 근력으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전 스트레칭을 하는 시점도 근력발현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속도를 키우는 방법

근력을 충분히 키웠다면 순발력 향상을 위한 다른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인 속도를 향상시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순간적으로 빠르게 운동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30m 정도의 단거리 달리기를 하거나 제자리에서 반동운동을 통한 최대한 높이뛰기 운동 등이 효과적이다. 튜브타입 탄성저항기구의 운동방향과 강도를 조절해 순간적으로 빠르게 동작을 수행하는 훈련도 좋다. 특히, 운동시 가장 많이 쓰는 비복근이나 대퇴직근의 근수축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운동으로는 계단이나 박스를 앞에다 놓고 연속적으로 뛰어 오르고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훈련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운동은 근육을 확대시켰다가 수축시키는 것으로 빠른 동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있겠지만 순발력은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방법들을 숙지하고 순발력을 향상시켜 보자.

전문적인 선수들이라면 당연히 숙지하고 순발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할 것이고, 좀 더 재미있고 발전된 운동성과 혹은 경기성과를 원하는 동호인들도 향상된 경기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문영진 KISS 책임연구원
정리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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