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축구-한국,독일과1-1로무승부(종합)

입력 2009-09-30 00: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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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 DB]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이 ‘전차군단’ 독일과 비기면서 ‘멕시코 4강 신화’ 재현에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홍명보호는 29일(한국시간) 이집트 수에즈의 무바라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독일과의 C조 예선 2차전에서 전반 33분 수쿠타 파수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6분 김민우(연세대)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 27일 아프리카의 ‘복병’ 카메룬에게 0-2로 덜미를 잡혔던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무 1패(승점 1· 골득실차 -2)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이 미국과의 최종전(10월3일)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둔 뒤 카메룬-미국전(9월30일)과 카메룬-독일전(10월3일)에서 모두 카메룬이 이겨줘야 한다.

지난 카메룬전 베스트11에서 무려 다섯 명의 얼굴을 바꾼 홍 감독의 파격적인 용병술이 독일에게 먹혀들었다.

이날 종전 4-3-3에서 4-2-3-1로 조정된 포메이션을 가동한 홍 감독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장신 공격수 박희성(고려대)을 낙점했다. 카메룬전 때 선발 출전했던 김동섭(도쿠시마)이 왼쪽 허리 부상으로 출장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홍 감독이 시도한 스쿼드 변화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1차전에서 결정적인 판단 실수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이범영(부산) 골키퍼 대신 김승규(울산)에게 골문을 맡겼다.

또 좌우 측면 공격수에 돌파가 좋은 김민우와 서정진(전북)을 배치시켰고, 전담 프리키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김보경(홍익대)을 선택했다. 그리고 구자철(제주)과 문기한(서울),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더블 볼란테’ 조합을 내세웠다.

다만 포백(4-back)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윤석영(전남)-김영권(전주대)-홍정호(조선대)-오재석(경희대)이 종전처럼 호흡을 맞췄다.

한국은 카메룬전과 비슷하게 경기초반부터 강한 압박축구를 구사하며 상대보다 한 발짝 더 뛰는 부지런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자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9분 만에 왼쪽 측면을 돌파한 윤석영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문전 앞에 있던 박희성의 머리까지 연결된 것. 그렇지만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20분 호르스트 흐루베슈 독일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해 심리적으로 흔들린 독일을 맞아 한국은 계속해서 공격 주도권을 쥐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한국은 단 한 차례의 역습에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전반 33분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접근한 독일 간판 공격수 파수가 날린 왼발 슈팅이 그대로 골문을 통과했다.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부터 다시 독일의 왼쪽 측면을 집중공략하며 파상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후반 5분과 11분 박희성의 슈팅과 구자철의 슈팅이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또 후반 19분에는 왼쪽 크로스가 날카로웠지만, 문전 정면에서 공중으로 솟구쳐 오른 박희성의 머리에 맞지 않았다.

상대 문전 앞까지 공격 전개는 수월하게 이뤄졌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부족했던 한국은 후반 26분 오매불망 기다리던 동점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바로 홍 감독이 펼친 용병술에 포함된 김민우였다. 아크 서클 정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나머지 두 명의 수비수가 엉키면서 호흡이 맞지 않은 틈을 타 그대로 오른발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당황한 독일을 더욱 거세게 밀어 부쳤다. 내침김에 역전까지 노리던 한국은 후반 막판 박희성 대신 이승렬(FC서울)을 투입해 공격의 파괴력을 높였다.

그러나 너무 많이 뛴 탓일까.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이 나 종아리에 쥐가 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끝내 한국은 역전에 실패하며 승점 1을 얻는데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한국은 큰 전력차를 극복하고 귀중한 무승부를 이끌어내 조별 예선 통과에 대한 희망에 불씨를 살리게 됐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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