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잇고싶은SK…잊고싶은두산

입력 2009-10-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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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2년연속한국시리즈맞대결,비룡역전극우승…곰 ‘복수혈전’별러
SK가 ‘이번에도’를 외치고, 두산이 ‘이번만은’이라고 설욕을 다짐하는 건 최근 2년간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서 양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를 거친 두산과 페넌트레이스 1위 SK가 맞붙은 2007년 한국시리즈. 문학에서 열린 1·2차전은 모두 원정팀 두산의 승리였다.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는 말이 나온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잠실에서 펼쳐진 3차전, 6회 SK 김재현 타석 때 두산 이혜천이 몸쪽 위협구를 던지면서 벤치클리어링이 연출됐고 이것이 분위기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차전에 베테랑 안경현이 상대 투수 볼에 골절상을 당하는 등 신경이 날카로웠던 두산은 3차전이 일찌감치 SK쪽으로 기울자 위협구로 ‘맞대응’을 했는데, 이 기싸움은 묘하게 SK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계기가 됐다.

1승2패로 따라붙은 SK 김성근 감독은 4차전에 신예 김광현을 선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김광현(7.1이닝 1안타 9삼진 무실점)이 1차전 완봉승의 주인공 리오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시리즈 운명이 갈렸다.

결국 2007 한국시리즈는 SK의 4승2패, 대 역전극으로 끝이 났다. 두산은 2승을 먼저 잡고도 준우승에 머문 비운의 주인공이 됐지만 김성근 감독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챔프에 오르는 기쁨을 누린다.

2008년 한국시리즈 1차전 역시 두산의 승리였다. 두산은 적지에서 5-2 승리를 거두며 1년전 아픔을 씻어낼 기회를 잡았지만 2차전부터 또 다시 패가 꼬였고 1승1패 동률 상태서 잠실서 열린 3차전이 분수령이 됐다. 팽팽한 투수전이 계속되던 9회말 1사 만루. 2-3으로 뒤진 두산은 역전 찬스에서 간판 김현수가 병살타를 때리고 고개를 숙였다.

1승3패로 몰린 두산의 5차전 9회 말 마지막 공격. 0-2로 뒤진 두산은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고영민의 투수 땅볼 때 3루주자가 홈에서 횡사하더니,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비극적인’ 김현수의 병살타가 또 연출됐다.

뒤늦게 우승 복이 터진 김성근 감독은 2년 연속 챔프에 올랐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에 세 번째(2005년 삼성전 포함) 도전했던 김경문 감독은 ‘삼세판’에서도 또 다시 좌절을 맛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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