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서적으로…손시헌vs나주환PO‘유격수배틀’

입력 2009-10-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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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손시헌(왼쪽)과 SK 나주환이 최고 유격수를 가리기 위한 한 판 승부를 벌인다. 얽히고설킨 인연을 가진 두 선수의 맞대결은 플레이오프 승부를 가를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스포츠동아DB

손시헌-나주환의얄궂은인연
악연은 아니지만 참 얄궂다. 한 때 한 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고, 입대와 트레이드로 인생의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똑같은 수비의 핵 유격수, 또 하위타선의 키플레이어로 결전을 앞두고 있다.

얽히고 설킨 인연의 매듭으로 묶인 두산 손시헌(29)과 SK 나주환(25)이 플레이오프에서 마주한다. 손시헌과 나주환은 2006년까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였다. 그것도 같은 유격수 포지션,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2003년 신고 선수로 입단한 손시헌은 2004년부터 서서히 주전자리를 굳혔다. 2004년 입단한 나주환은 주로 손시헌의 백업으로 출전하며 유망주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2006년 말 손시헌이 상무에 입대하자 나주환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두산 주전 유격수로 2007 시즌을 시작했다.

두산은 손시헌이 돌아오는 2009시즌 나주환이 입대할 경우 공백 없이 유격수 자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산에서 인연은 오래가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2007년 개막과 함께 유격수 한 자리를 놓고 안상준, 나주환을 조율하다 수비력 강화를 위해 SK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은 나주환의 가능성이 아깝지만 당장의 수비보강을 위해 SK 이대수와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SK 유니폼을 입은 나주환은 이대수가 2007년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고 지난 시즌 공격력까지 눈에 띄자 ‘SK가 손해 본 트레이드’라는 서운한 소리까지 들었다. 그러나 혹독한 훈련의 성과가 올해부터 나타나 골든글러브급 유격수로 성장했다. 나주환은 올 시즌 타율 0.288에 15홈런, 110안타, 65타점에 21개의 도루로 데뷔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상무에서 돌아온 손시헌도 0.298의 타율에 11홈런, 119안타 59타점으로 역시 데뷔 이후 첫 두 자릿수 홈런에 개인시즌 최다안타, 최고타율로 맹활약했다. 특히 단 10개의 실책만을 기록하며 ‘박진만 급’수비까지 선보였다.

손시헌과 나주환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유격수 골든글러브의 가장 큰 경쟁 상대였다. 이제 포스트시즌에서 수비실력, 그리고 하위타선을 책임지는 복병까지 최고의 유격수 자리를 놓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 대결을 펼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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