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할뒤엔웨지감독내조있었네!

입력 2009-10-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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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스포츠동아 DB]

선수기록챙기는MLB사령탑
2009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5일(한국시간) 막을 내렸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팀을 가리지 못해 7일 1경기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치르긴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팀 선수들은 모두 짐을 싸고 고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생애 첫 3할 타율과 20-20클럽(홈런-도루)등 두마리 토끼를 잡은 클리블랜드 추신수도 이날 보스턴 레드삭스전을 마치고 보금자리가 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떠났다.

올 메이저리그 타격왕은 아메리칸리그가 미네소타 트윈스 포수 조 마우어(0.364), 내셔널리그는 플로리다 말린스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0.342)로 큰 경쟁없이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었다.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치열하게 접전을 벌인 타격레이스는 1949년 아메리칸리그였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3루수 조지 켈과 보스턴 레드삭스 테드 윌리엄스가 마지막날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벌였다.

10월3일 시즌 최종일 켈은 3타수 2안타로 0.34291을 마크했고, 윌리엄스는 2타수 무안타로 0.34276을 기록했다. 켈은 아슬아슬하게 윌리엄스를 제치고 타격왕에 등극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켈은 통산 0.306을 마크했다. 윌리엄스는 야구팬이라면 다 아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타자다.

국내처럼 오더에서 선수를 빼고 투수들은 상대 타자를 고의4구로 내보내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라고 감독이 선수의 기록을 챙겨주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추신수 역시 에릭 웨지 감독이 3할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아낌없는 배려를 했다.

전날 타율 3할을 딱 채우자 웨지 감독은 이날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정규시즌 피날레게임에서 추신수를 오더에서 뺐다. 2타수 무안타가 되면 3할이 안된다. 의미없는 이날 경기에 나갈 필요가 없었다. 추신수 본인이 빼달라고 했을 리는 만무하고 웨지 감독이 알아서 했을 뿐이다.

하지만 LA 다저스 조 토리 감독처럼 지구우승을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견수 맷 켐프를 계속 기용해야 됐다. 켐프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최종 3경기를 남겨두기까지 타율 3할 홈런 26, 도루 34, 타점 100개를 기록하고 있었다.

다저스 126년 역사상 타율 3할-홈런 25-도루 30-타점 100개 이상의 기록보유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타율이 0.299로 떨어져 대기록이 무산됐다.

시즌 막판 감독의 기록 챙겨주기는 어제 오늘이 일이 아니다. 미국이라고 크게 다를 바가 없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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