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김성근감독PO 3승을위한전략“두번은져도괜찮아”

입력 2009-10-06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성근. 스포츠동아 DB

김성근감독PO 3승을위한전략
플레이오프는 5전3선승제다. SK 김성근 감독은 여기서 3선승을 3선(先)이 아니라 3선(選)으로 파악한다. 즉 ‘3번을 먼저 이기는 게 아니라 3번을 골라 이긴다’는 의미다. 이래야 SK의 플레이오프 전략이 보인다.

김 감독은 5차전까지 보고 있다. 즉 두 번은 지겠다는 각오가 함축돼 있다. 이 두 번을 언제, 어떻게 지느냐가 나머지 3승을 담보한다. 김광현-송은범 선발 원투펀치와 마무리 전병두가 없는 상태에서 꺼낸 고육지책. 김 감독의 계산과 순간판단력이 SK의 핵심전력이다.

그 힌트를 2007∼2008년 한국시리즈가 증명한다. 두 번 다 나란히 1차전을 지고도 역전승했다. 특히 2007년은 내리 2패를 당하고도 엎었다. 그 과정에서 김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3차전을 잡아 1승2패가 되고도, 4차전에 제1선발 레이번이 아닌 ‘풋내기’ 김광현을 넣었다. 결과는 ‘대박’이었지만 내심 져도 괜찮다는 계산이었다.

1승3패로 몰려도 5차전 레이번, 6차전 채병용을 넣은 뒤 로마노 대 리오스의 승부가 될 7차전에 인생을 걸겠단 작전이었다. 김광현이 리오스를 격침시켜 뜻밖의 흐름이 오자 6차전에서 끊어버린 기분 좋은 계산착오로 끝났지만.

결론, SK는 적어도 롯데처럼 정직하게 나오진 않는다. 정해진 수순을 따르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움직일 터다. 특히 절대적 투수들이 빠진 지금 김 감독의 동물적 투수교체 감각은 외과의사의 수술을 떠올린다. 그의 손끝(판단력)이 조금만 흔들려도 환자(SK)는 사망(탈락)한다.

그래도 미리 정해놓은 고정상수가 뭔지를 5일 김 감독에게 채근했다. 그 결과 ‘첫째 글로버와 카도쿠라는 선발로만 쓰겠다. 특히 글로버의 불펜 투입은 없을 것. 둘째 채병용은 일단 불펜 대기인데 이기는 흐름에 투입하겠다. 셋째 4차전이 중요하다. 4차전을 잡으면 5차전까지 흐름이 간다’란 단서를 얻었다.

1∼2차전 결과에 따라 SK는 3∼4선발 체제 중 택일한다. 두산이 왼손에 상대적으로 약세인 걸 뻔히 알면서도 정작 왼손이 없고, 사이드암이 많은 실정이다. 투수 엔트리는 11명이지만 실가동 숫자는 더 적을 듯하다. 5차전 승부론은 피치 못할 현실이자 “한국시리즈를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이기도 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