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스타플러스]수읽기뛰어난‘임태훈킬러’SK박정권

입력 2009-10-12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정권.스포츠동아DB

SK 선수들은 그를 ‘차세대 캡틴’이라고 부른다. 리더십이 뛰어나고 선수들의 대소사를 챙길 정도로 자상하다.

플레이오프 최고스타로 꼽히는 SK 박정권(사진)이 4차전의 영웅이 됐다. 3-3 동점인 7회 2사 1·2루에서 두산 불펜의 기둥인 임태훈을 상대로 결승 2루타를 쳤다. 1,2차전에서 임태훈에게 연거푸 홈런을 때리더니 4번째 대결에서 또 한번 임태훈을 무너뜨렸다. 직구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임태훈이 또 직구승부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디션도 좋았지만 수읽기가 뒷받침된 멋진 타격이었다.

이번 대회 홈런 2개 포함해 4연속경기 타점. 최종 5차전으로 승부를 몰고가며 팀분위기를 끌어오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SK 김성근 감독은 지난 4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해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박정권을 꼽았다. 컨택능력과 파워가 뛰어난 그가 올해 일을 낼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결국 25홈런, 76타점이라는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내더니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이름을 더욱 빛내고 있다.

박정권은 타격과 수비가 모두 뛰어난 선수다. 홈플레이트 전체를 커버할수 있는 컨택능력과 빠른 스피드의 스윙, 그리고 뛰어난 하체의 턴이 박정권의 장점이다.

신인이던 2004년과 2005년 2군에서 2년연속 0.360 이상의 타율로 수위타자가 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국대 시절 박정권을 지도한 한화 한대화 감독은 “정권이는 3할에 30홈런,100타점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하며 지난해 결혼을 한 이후 야구에 대한 집중력이 향상된 게 성적상승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박정권은 1루수 가운데 가장 수비를 잘한다. 땅볼처리 능력과 야수들의 원바운드 송구를 잡아내는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박정권의 시대가 열리는 느낌이다. 그는 단순히 SK의 박정권이 아니라 공수를 겸비한 프로야구 최고의 1루수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그가 얼마나 더 좋은 활약을 펼칠지, 내년에는 어떤 놀라운 성적을 낼지 기대가 크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박정권=플레이오프를 위해 특별히 연구하거나 준비한 건 전혀 없다. 다만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려고 했다. 재미있지 않나, 가을잔치. 엔트리에 뽑혀서 뛸 수 있는 것도 기쁘다. 지난해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못 뛴 게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임태훈에 강한 비결? 나도 왜 그렇게 타이밍이 잘 맞는지 모르겠다. 타자라면 누구나 리그에서 절대 타이밍을 못 맞출 것 같은 투수가 있고, 반대로 감이 안 좋아도 잘 들어맞는 투수가 있다. 내게는 임태훈이 후자인 것 같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