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김성근감독“두산에3연패했으면은퇴하려했다”

입력 2009-10-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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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5차전은 부상을 입은 SK 투수 윤길현의 출전 여부가 승부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저마다 5차전 승리를 장담하는 가운데 SK 김성근 감독(왼쪽)과 두산 김경문 감독은 자존심을 걸고 마지막 승부에 올인을 각오하고 있다.스포츠동아DB

SK-두산오늘마지막승부3대변수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지 않고, 보고 싶어 하는 이미지를 보려고 든다. SK 김성근 감독이나 두산 김경문 감독 같은 시대의 승부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그들이 명장으로서 버틸 수 있을는지 모른다. 절망에서 낙관을 찾지 못하면 자멸할 수밖에 없는 나날일 터이기에.

양 팀 공히 ‘패배=탈락’인 플레이오프 5차전을 하루 앞둔 12일, SK와 두산의 사령탑은 같은 현상에 다른 해석을 내렸다. 5차전 최대 변수로 떠오른 SK 우완 셋업 윤길현의 몸 상태에 대해 두산 측은 “못 나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SK 쪽은 “큰 부상은 아니다. 윤길현은 예전부터 그런 통증이 있곤 했다”라고 확대해석을 일축했다. 단 김성근 감독은 “무리시키지 않겠다. 왼손 불펜 3명이 있으니까”란 말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양 감독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5차전 ‘키맨’으로 SK 선발 카도쿠라를 꼽았다. 그러나 두산 김 감독이 “2차전처럼 또 잘 던질 수 있겠는가. 나이도 있는데 4일 쉬고 등판해 회복력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데 비해 SK 김 감독은 “카도쿠라는 회복력이 좋아서 원래는 글로버와 선발 순서를 바꿀 것을 고민했었다”고 털어놨다. SK는 “카도쿠라가 2차전처럼만 던지면 중후반 이후 불펜 싸움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두산 김 감독은 선발 금민철 외에 세네뇨, 지승민 등 왼손 3인방을 앞세워 “승산 있다”라고 호언하고 있다. 특히 지승민의 포크볼에 기대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 순간, SK의 문학구장에선 ‘그럴 줄 알았다’는 듯 SK 김 감독이 이호준, 이재원, 나주환 등 우타자를 집중 조련하고 있었다. 특히 김 감독과 쇼다 타격코치는 이호준을 끝까지 따로 남겨놓고 특타를 시켰다. 그런 뒤 “많이 좋아졌다. 이재원과 더불어 4번타자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제 제자 감독이 4명인데 프라이드가 걸려 있다. 두산에 3연패로 졌다면 은퇴 기자회견을 할 각오도 했었다”란 극언까지 불사했다. “막판까지 물고 늘어지는 뚝심은 두산보다 오히려 SK가 강하다”고도 했다. SK, 두산 중 어디가 이겨도 14일 하루만 쉬고 15일부터 ‘푹 쉬고 준비한’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 돌입하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그럴지라도 그땐 그때고 일단은 5차전을 이기고 봐야한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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