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원더풀金!세계가놀랐다.

김연아(19.고려대)는 16일(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빙상장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6.08점을 획득, 1위를 차지했다.ⓒ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佛 그랑프리 완벽 우승…2위 아사다 마오와 무려 36.04점 차

한 때는 ‘도전’이었다. ‘꿈의 점수’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목표’도 못 된다. 김연아(19·고려대)가 두 대회 연속 200점을 돌파했다. 타이밍을 놓쳐 트리플 점프 하나를 아예 못 뛰었는데도 210점을 넘었다. 얼음 위 움직임 하나 하나가 ‘신기원’이다.

김연아는 17일과 1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빙상장에서 열린 2009∼2010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 여자 싱글에서 총점 210.03점으로 우승했다. 2008∼2009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3월 세계선수권(207.71점)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넘어선 지 7개월 만이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6.08점을 마크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133.95점을 받아 역대 최고점을 갈아 치웠다. 더불어 2006∼2007시즌 그랑프리 ‘트로피 에릭 봉파르’ 이후 그랑프리 6개 대회 연속 우승에도 성공했다.

모든 게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기술부터 완벽에 가까웠다. 나비처럼 날아올라 깃털처럼 착지했다. 트리플 점프를 싱글 점프처럼 힘들이지 않고 해냈다. 이번 시즌부터 프로그램 첫 과제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바꾼 것은 최적의 선택. 쇼트와 프리 모두 기본점 10점에 가산점 2점을 챙겼다. 이번 대회 점프에서 가산점 2점을 받은 여자 싱글 선수는 김연아 밖에 없다. 표현력도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부드러웠다. 변화무쌍한 표정 연기는 명불허전. 흠을 찾기 어려웠다. 세계가 놀랄 만 했다.

무엇보다 출발부터 이 정도였다는 게 고무적이다. 선수들은 시즌 내내 대회를 치르면서 꾸준히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간다. 김연아도 마찬가지. 마지막 대회에서 200점을 돌파했던 지난 시즌, 첫 대회 성적은 193.45점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처음부터 ‘클린 프로그램’에 가깝다. 남자 싱글에 출전했다면 쇼트 3위, 프리 5위도 가능했을 성적이다. 유일한 경쟁상대로 보였던 아사다 마오(19·일본)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쇼트(58.96점)와 프리(115.03) 합쳐 총점 173.99점에 그쳤다. 김연아와는 무려 36.04점차다. 한편, 김연아는 19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가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