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타자 약점 손금보듯…꾀돌이 안방마님

입력 2009-10-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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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엔 스플리터 김상현엔 슬라이더

글로버 완벽리드…초반 기싸움서 승리

배트스피드 팀내 최강 ‘홈런 치는 포수’

김성근 “SK 안무너지는건 정상호 덕분”

○SK 정상호= 포지션이 포수이기 때문에 공격보다는 수비가 항상 우선이다.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지만 열심히 수비를 한 끝에 부차적으로 따라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1, 2차전 패배를 되돌아보며 포수로 어떤 점이 부족했는가 반성도 하고 분석을 많이 해서 3차전에 임했다. 100%%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나아지고 있다고 느껴져 다행이다.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


감독이 덕아웃에서 선수들을 지휘한다면, 포수는 그라운드에서 야수들을 지휘한다. 포수의 역량에 따라 강팀이 될 수도 있고 약팀이 될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대형포수로 성큼 성장한 SK 정상호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2패를 당한 SK 입장에서 보면 3차전 초반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상당히 중요했다. 특히 어깨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선발 글로버를 정상호가 어떻게 리드하느냐가 중요했다. 정상호는 타자가 약점을 보이는 공을 연속으로 썼다. 2회 최희섭에게는 스플리터를 연속 4개를 사용했고, 김상현은 슬라이더를 연속 4개를 던지며 삼진으로 잡았다.

3회까지 글로버가 완벽한 투구를 하면서 초반 기싸움에서 앞서 나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투수는 포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SK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박경완이라는 걸출한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 두산전에서 수많은 위기를 넘기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정상호는 “위기가 와도 침착하면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SK가 무너지지 않은 것은 정상호가 안정감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칭찬했다. 2패뒤에 1승을 거두며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SK에서 가장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선수는 포수 정상호다. 불펜투수들이 피로가 쌓인 상태이기에 볼배합을 좀더 공격적으로 해야 하고 빠른 승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상호의 매력은 그가 홈런을 치는 포수라는 점이다. 김경기 타격코치는 “정상호는 충분히 홈런왕을 할 수 있는 타자”라며 홈플레이트에서 순간 배트스피드가 SK 타자 가운데 가장 좋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부터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쳐냈고 3연속경기 홈런을 기록하며 숨은 기량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정상호는 완성을 향해 한계단 한계단 발전해가는 포수다. 과연 그가 마스크를 쓰고 SK를 한국시리즈 3연패로 이끌 수 있을지 흥미롭다. 분명한 것은 정상호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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