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선동열이?…감독들 잠 못잔다

입력 2010-12-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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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말 프로야구에는 ‘예비감독 선동열’ 태풍이 몰아쳤었다. 선동열 감독이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나면서 2011년에는 7년 전보다 더 큰 또 한번의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두산은 감독 계약만료와 맞물려…LG·KIA도 하마평 오르내릴 가능성
감독은 직접 뛰는 자리가 아니다. 뛰게 만드는 자리다. 리더십은 결국 사람을 홀리고, 움직이는 고도의 기술이다. 선수를 움직이게 만들려면 리더의 권위가 서야 된다. 호불호를 떠나서 그 믿음은 무엇보다 경력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은 독보적이다. 그후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2003년 가을

선 전 감독의 상징성과 흥행성은 이미 2003년 가을 폭발력을 발휘했다. 주니치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선 전 감독의 행보는 무려 3개 팀의 감독 인선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먼저 SK가 감독 제의를 해왔는데 막판에 조건이 안 맞아 결렬됐고,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조범현 감독(현 KIA 감독)이 일약 SK 수장으로 발탁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어 두산이 선 감독에게 접근했는데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김인식 감독이 자진사퇴하는 파문이 일어났다. 김 감독은 제자였던 선 감독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던 것인데 도중에 일이 틀어져 선 감독의 두산행은 무산됐고, 결국 김경문 감독이 대권을 잡았다.

두산행이 깨지자 선동열 후폭풍은 바로 LG로 들이닥쳤다. 역시 이광환 감독이 먼저 물러났다. 그러나 선 감독의 최종 결정은 LG가 아니라 스승 김응룡 감독을 보좌하는 삼성의 수석코치였다. 결국 LG 사령탑은 선 감독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이순철 감독(현 MBC스포츠+ 해설위원)에게 돌아갔다.


○2011년 이후

2011년 이후의 정국은 오히려 2003년보다도 더 파급력이 클 소지가 다분하다. 오직 현황만 놓고 얘기하자면 SK와 두산은 감독 계약 만료를 맞는다. 때문에 김성근, 김경문 양 감독의 행보와 맞물려 선 전 감독의 거취는 ‘패키지’로 묶여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세 감독이 이미 검증이 끝난 거물급이기에 필연적이다.

또 실제 구단 사정과 별도로 성적이 아쉬운 LG, KIA도 워낙 인기구단이기에 하마평에 오르내릴 소지를 안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변수가 9구단 또는 10구단이다. 신생 구단의 처지에서는 인지도가 뚜렷하고 경력이 검증된 슈퍼스타 출신 지도자에 목마를 수밖에 없는데 선 감독은 아주 매력적인 후보군에 속하기 때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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