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에이스 니퍼트(가운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PO 4차전에서 2-1로 앞선 8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낸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니퍼트는 1년 전 롯데와의 준PO 4차전에 구원 등판해 부진한 투구로 눈물을 흘렸지만, 이번에는 웃음을 지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2년 10월 12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이 끝나고 두산 더스틴 니퍼트(사진)는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잠실에서 2패 후 사직에서 1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한 뒤 맞이한 4차전, 2-0으로 앞선 8회말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자원 등판했지만 연속 4안타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팀과 동료들을 진심으로 아꼈던 그는 경기 후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라커룸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1년이 흐른 2013년 10월 12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PO 4차전, 니퍼트는 마치 짠 듯이 지난해와 똑같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팀은 전날 반격에 성공하며 1승2패를 만들었고, 1점차로 앞선 8회초였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달랐다. 그는 첫 타자 이태근에게 볼넷을 줬지만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니퍼트는 경기 후 크게 웃었다. 라커룸에서 동료들의 웃음소리가 터지자 함께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지난해 눈물자국을 말끔하게 지우는 밝은 웃음이었다. 그는 “솔직히 마운드에 올라가기 직전 지난해 경기가 생각이 나더라”며 웃고는 “그래도 마운드 위에선 머리를 비우고 내 공을 던지는 데 집중했다. 최고의 동료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택근∼박병호∼김민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과의 승부가 니퍼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박병호는 8일 목동에서 열린 준PO 1차전에서 그의 공을 통타해 아치를 그린 바 있다. 그래도 니퍼트는 에이스다웠다. 그는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았다고 해서 의식하지 않았다. 그와 상대할 때도 내 투구패턴을 바꾸지 않았다. 내 공을 던져서 이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승부의 추는 2승2패로 맞춰졌다. 김진욱 감독은 5차전 총력전을 예고했다. 투수 전원 대기. 니퍼트도 예외가 아니다. 걱정은 없다.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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