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5연패 끊은 로저스…한화 가을야구 희망 살렸다

입력 2015-09-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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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왼쪽)이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7-4로 이겨 5연패에서 탈출한 뒤 승리의 주역이었던 선발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직|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한화-롯데 에이스 대결…로저스의 승리

로저스 8.1이닝 129구 역투 시즌 4승
린드블럼 7회 강판…롯데 4연승 마감


13일 사직구장은 경기 전부터 들썩거렸다. 5위 경쟁팀끼리의 승부인 데다, 양 팀이 자랑하는 에이스의 선발 맞대결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 에스밀 로저스(30)-롯데 조쉬 린드블럼(28). 모처럼 기대감과 긴장감을 주는 빅카드였다.


● 린드블럼, 6회 투구로 먼저 강판

초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한화가 선제 펀치를 날렸다. 2회초 1사 후 이성열이 린드블럼을 상대로 좌중월솔로홈런(시즌 9호)을 뽑아냈다. 그러자 롯데는 2회말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짐 아두치의 우월 3루타에 이어 최준석이 2루수 앞 땅볼로 시즌 100타점째를 장식했다.

팽팽하던 승부는 5회초 한화가 3점을 뽑으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강경학의 중전안타와 정근우의 희생번트, 이용규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서 김경언의 우익선상 인정 2루타가 터졌다. 계속된 1사 2·3루서 김태균의 2타점 좌중간 2루타가 터지면서 한화는 4-1로 달아났다.

린드블럼은 6회까지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으나 98구로 투구를 마감했다. 9안타(1홈런 포함) 2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한 채 먼저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한화가 7-4로 승리하면서 린드블럼은 최근 4연승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고 시즌 8패째(13승)를 떠안았다.


● 로저스, 팀 5연패 끊는 129구 역투

로저스가 최고 구속 155km의 강속구를 앞세워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8회초 정근우의 쐐기 3점홈런(시즌 9호)이 터졌다. 스코어가 7-1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마감됐다. 그런데 8회까지 114개의 공을 던진 로저스는 9회에도 등판했다. 최근 불펜이 불안한 상황. 완투를 목표로 했지만 쉽지 않았다. 선두타자 아두치에게 우중간 2루타, 최준석에게 중전적시타를 내줬다.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올랐지만,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로저스는 김대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황재균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3점째를 내줬다. 다시 박종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1·3루 위기를 맞았다. 니시모토 코치가 다시 벤치에서 나오자 로저스는 ‘날 믿어달라’는 듯 자신의 가슴을 치더니 ‘한 명만 더 지켜보라’는 듯 손가락 하나를 펼치기도 했다. 손으로 ‘오지 마라’는 제스처까지 취했다.

그러나 결국 송창식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송창식이 오승택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는 순간 3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어 나온 권혁이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문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7-4 승리를 마무리했다.

로저스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투구수인 129구를 던지며 8.1이닝 10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4승째(1패)를 수확했다. 앞선 8일 잠실 LG전(8이닝 12안타)에 이어 2연속경기 두 자릿수 안타를 허용했지만, 어쨌든 팀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한화는 이날 패했다면 6연패 속에 5위 롯데에 3.5게임차로 뒤져 가을잔치가 가물가물해질 뻔했으나 다시 1.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사직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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