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터뷰] 이태양-김태훈, 1990년생 동갑내기 필승카드의 의기투합

입력 2021-05-16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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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태양(왼쪽), 김태훈. 사진제공 | SSG 랜더스

16일까지 SSG 랜더스의 팀 평균자책점(ERA·5.32)과 타율(0.247)은 10개 구단 중 모두 9위다. 표면적 수치만 놓고 보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팀 순위는 18승16패로 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5위다. 팀 타율과 ERA를 고려하면 분명 놀라운 성적표다. 1990년생 동갑내기인 불펜 듀오 이태양과 김태훈이 든든히 버텨준 덕분이다. SSG가 총 10차례 1점차 승부에서 7승3패의 호성적을 거둔 데는 이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SSG의 팀 불펜 ERA는 10개 구단 중 9위(5.63)에 불과하다. 이 부문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5.69)와 차이도 크지 않다. 그러나 이태양과 김태훈은 그런 와중에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이태양은 18경기에서 3승1패4홀드, ERA 1.80, 김태훈은 16경기에서 2승1패1세이브5홀드, ERA 2.29의 성적을 거뒀다.


이들에게는 지난해 엄청난 부진을 겪은 뒤 반등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이태양은 53경기에서 2승1패4홀드, ERA 5.46, 김태훈은 33경기에서 1승6패4홀드, ERA 7.40으로 부진했다.


둘은 마음가짐의 차이가 성적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훈은 “겨울에 많이 준비한 덕분에 예전만큼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도 자신감으로 커버하고 있다”며 “2020시즌이 끝나고 스포츠심리학 상담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됐다. 한창 좋지 않을 때는 미리 결과를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심리상담을 하고 난 뒤에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생각하지 말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밝혔다. 이태양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만 신경 쓴다. 한화 이글스 시절인 2012년 박찬호 선배님께서 ‘공을 던지고 난 뒤에는 네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조언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1점차 승부는 불펜투수들의 숙명이다. 두려움 없이 위기에 맞서는 마인드가 중시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팀의 핵심 불펜투수인 이태양과 김태훈은 그런 상황이 익숙할 수밖에 없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금까지 잘 버틴 요소 하나를 꼽자면 역시 불펜의 역할이 컸다. 선수들의 의욕도 크다”고 말했다.


특히 김태훈은 1점차 승부에서 SSG 불펜투수들 중 가장 많은 22명의 타자를 상대했기에 그 부담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2019시즌에 1점차 승부가 굉장히 많았다”며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많이 이겨내고 있다. 5월 시작하고 잠깐 주춤했지만, 다시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태양도 “접전 상황에서 믿고 내보내주시는 만큼 반드시 막아야 다음 이닝에 득점하고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마운드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등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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