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식구’ 김포FC 맞이한 K리그, 창단보다 더 중요한 정착 [남장현의 피버피치]

입력 2021-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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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FC.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K리그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김포FC가 2022시즌 K리그 23번째 구단으로 합류해 2부 무대를 누빈다.

2013년 ‘김포시민축구단’이란 명칭의 세미프로팀으로 창단해 9년 만에 K리그에 진입하게 됐다.

올해 초 법인 등록을 마친 뒤 복잡한 내부심의를 거쳐 지난달 25일 K리그 입성을 선포한 김포는 내년 1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회의 마지막 승인 절차가 필요하나, 연맹이 꽤 오래 전부터 프로 창단을 적극 지지한 만큼 큰 변수가 없는 한 K리그 입성은 기정사실이다.

K리그에 새 팀이 합류했다는 사실은 몹시 반가운 일이다. 리그 규모가 확대되고 장차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축구계 안팎에선 우려의 시선도 적잖다. 이런저런 잡음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다.

김포의 큰 틀은 결국 시민구단이다. 이전의 다른 팀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아마추어·세미프로구단과 프로팀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씀씀이다. 김포의 경우 시의회 의결을 통해 연간 45억 원을 지원받는 것 외에는 아직 구체적 내용이 없다.

현실은 냉혹하다. 45억 원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프로팀의 위상에 걸맞은, 구단이 내세울 간판급 선수들을 데려오는 데 필요한 금액도 적지 않다. 적정 실력의 외국인선수까지 구색을 갖추려면 최소 70억~80억 원 선에 맞춰야 한다는 게 축구계의 정설이다. 실제로 올 시즌 K리그2(2부) A구단은 지자체 지원금 50억 원으로 운영했고, B구단은 60억 원을 지원받았지만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장차 K리그1(1부) 승격을 꾀하려면 100억 원대 예산 집행이 가능한 수준이 돼야 한다. 선수단 인건비로만 총 예산의 70% 이상을 쏟는 현 구조라면 더 그렇다.

결국 구단 자체의 노력을 통한 예산 확충이 필수인데, 인구 50만 명의 수도권 도시에서 메인스폰서는 물론 적잖은 금액의 재정 후원을 할 만한 연고 기업을 찾는 것은 아주 어려운 작업이다. C구단의 경우 김포보다 훨씬 많은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 연고했음에도 연간 평균 10억~15억 원을 간신히 확보했다. 광고 및 상품 판매 등을 통한 수익 창출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권오갑 연맹 총재는 1월 신년사에서 “‘뿌리가 튼튼하고, 지속가능한 리그’를 목표로 구단의 재정 건전성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의 연간 수입 대비 선수단 인건비가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비율형 샐러리캡’을 2023년부터 시행하려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 경우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들은 운영이 훨씬 힘들 수 있다. 탄탄하고 안정된 환경의 구단을 유지하는 작업이 팀 창단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김포 구성원들이 냉정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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