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악몽의 17번 홀’이었다.

선두 경쟁을 펼치며 시즌 2승을 향해 가던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이 파4 홀인 17번 홀에서 한꺼번에 4타를 잃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고진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윌셔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총상금 150만 달러·18억6000만 원)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쿼드러플 보기 1개로 1오버파를 쳤다. 합계 6언더파 207타를 기록하며 박인비(34), 강혜지(32)와 함께 공동 3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1위 하타오카 나사(일본·11언더파)와는 5타 차, 2위 한나 그린(호주·7언더파)과는 1타 차.
1라운드 이븐파 공동 30위에 머물다 2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며 단숨에 하타오카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던 고진영으로선 못내 아쉬운 결과였다.

하타오카, 그린과 함께 마지막 조에서 3라운드를 시작한 고진영은 16번(파4)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범하며 2타를 줄여 하타오카(11언더파)에 2타 뒤진 9언더파를 마크했다. 하지만 17번 홀에서 악몽을 겪었다.

세컨 샷이 그린 옆 수로에 빠진 것이 발단이었다. 페널티 지역 진흙 위에 볼이 떨어졌지만 벌타 대신 무리하게 트러블 샷을 시도했고, 공은 콘크리트 벽에 맞고 오히려 뒤쪽으로 떨어졌다. 네 번째 샷 역시 벽에 맞고 물에 빠졌다. ‘강공’을 선택한 것이 나쁜 결과로 이어졌다. 고진영은 그제서야 1벌타를 받고 세컨 샷 위치로 다시 돌아가 드롭 후 6번째 샷을 했고, 이를 그린에 올려 투 퍼트로 마무리했다. 결국 ‘양파’를 기록하며 한꺼번에 4타를 잃었다. 급격히 무너질 뻔했지만 고진영은 그나마 18번(파3) 홀에서 버디로 1타를 만회하며 6언더파로 3라운드를 마감했다.

고진영이 17번 홀에서 무너지며 2위 그린에 4타 차로 앞서 4라운드를 맞게 된 하타오카는 지난해 9월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시즌 첫 승이자 투어 통산 6승 기회를 잡았다. 최운정(32)과 이민지(호주)는 나란히 4언더파를 치며 공동 6위에 자리했고, 김세영(29)은 3언더파 공동 9위에 랭크됐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