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MVP의 화려함보단 궂은일 집중한 최준용 ‘SK 통합 우승의 키맨’

입력 2022-05-03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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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KGC의 챔피언결정전 경기에서 SK 최준용이 득점을 올린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서울 SK는 2일 열린 안양 KGC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1차전에서 수비로 재미를 봤다. 2쿼터까지 42-41로 근소하지만 리드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수비의 힘이 컸다. 특히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최준용(28·200㎝)의 역할이 컸다.

SK는 경기 시작과 함께 최준용에게 KGC 외국인선수 데밀 먼로의 수비를 맡겼다. 빈번하게 로테이션이 일어났지만, 최준용이 골밑에서 먼로를 상대로 버텨주면서 SK가 준비한 수비는 효과를 봤다. 먼로 대신 오마리 스펠맨이 투입되자, SK 벤치는 최준용에게 KGC 센터 오세근의 수비를 담당시켰다. 파워게임에서 밀릴 것으로 보였지만, 최준용은 수비 집중도를 높여 오세근에게 골밑 돌파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상대 공격에 따라 스펠맨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선 2차례나 깔끔하게 블로킹을 해냈다. 다른 선수들의 수비까지 돕는 등 활동반경을 넓히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공격은 썩 잘 풀리지는 않았다. 평소였다면 충분히 성공시키고도 남을 쉬운 레이업슛을 놓치기도 했다. 경기의 중요성 때문인지 다소 힘이 들어간 듯했다. 그러나 승부처가 되자 어김없이 정규리그 MVP다운 지배력을 뽐냈다. 최준용은 4쿼터에만 9점을 몰아넣으며 KGC의 맹추격을 뿌리치는 데 앞장섰다. 2차례 호쾌한 덩크슛으로 상대의 기세도 꺾었다.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KGC의 챔피언결정전 경기에서 SK 최준용(왼쪽), 안영준(오른쪽)과 KGC 오세근이 리바운드를 다투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번 시리즈에서 SK의 키는 최준용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정규리그 초반 외곽 플레이에 집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플레이 스타일을 조금 바꿨다. 경우에 따라선 4번(파워포워드) 포지션을 소화하며 김선형, 안영준 등 외곽 플레이어들의 공격을 위해 스크린 역할까지 떠맡았다. 수비에서도 상대 빅맨을 봉쇄했다. 김선형이 없을 때는 포인트가드도 맡는 그는 포스트 플레이까지 펼치며 진정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이런 과정 덕분에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선 ‘화려함’ 대신 ‘궂은일’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KGC를 상대로 3번 더 이겨야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최준용이 해내야 할 몫은 크다.
최준용은 “어떤 선수를 수비하더라도 미스매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비방법을 많이 생각하기보다 그냥 느낌대로 하고 있다. 수비에 집중했는데 운도 따랐다”며 “잘 자고,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계속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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