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이)영하가 그런 얘기를 했어요?(웃음)”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55)은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전날(4일) 경기를 복기하다 웃었다. 두산은 LG를 5-2로 꺾었고, 김 감독은 통산 600승을 달성했다. 역대 11번째 대기록이다. 8시즌 1032경기만인 김 감독의 600승은 역대 최소경기 2위에 해당한다. 단일팀 600승은 김 감독을 포함해 3명뿐이다.

김 감독에게는 기념비적인 경기에 선발등판해 모처럼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이영하는 인터뷰에서 당연히 김 감독을 언급했다. 하루 뒤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 감독은 너털웃음과 함께 제자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럼 영하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되나”라고 농을 던진 그는 “사실 어제 경기에서 이영하가 좋지 않았으면 경기 결과를 떠나 내가 생각이 많아졌을 거다. 팀과 이영하 개인, 감독에게 모두 중요한 경기였는데 잘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코칭스태프, 선수 등 함께 했던 이들이 많이 생각난다. 모두에게 고맙다. 좋은 기록을 해냈다기보다 감독을 하다보니 좋은 기록이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롱런의 비결은) 한국시리즈를 연속으로 가서 그런 것 같다. 한국시리즈 가고, 우승하니까 재계약이 가능했다. 위기도 많았는데 성적이 계속 나왔다. 구구절절 말할 필요가 없다. 성적이 좋으면 계속 가는 거다”고 덧붙였다.

“감독이 행복한 거지, 내 개인의 행복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한 팀 사령탑으로서 고뇌도 털어놓은 그는 “성적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진다. 그런데 성적이 안 나와서 물러나는 것 말고 자꾸 뒷말 나오고 하는 그런 게 감독들을 더 힘들 게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우승을 하더라도 2년 정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물러나야 하는 게 감독이다. 계속 성적이 나오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