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게도 행복한 고국 방문 “따스했던 투어…무한 사랑, 책임감 느껴”

축구대표팀이 아닌, 토트넘(잉글랜드) 일원으로 프리시즌 코리아 투어에 나선 손흥민(30)은 내내 행복했다. 10일 선수단 입국부터 17일 출국까지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일주일 체류기간 중 ‘팀 K리그’와 첫 경기(13일·6-3 승), 세비야FC(스페인)와 2번째 경기(16일·1-1 무)는 물론이고, 다양한 행사에 적극 나서 정성을 보인 토트넘은 단숨에 ‘국민 클럽’으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세비야전을 마친 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나 싶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한국으로 휴가를 오겠다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팀원들도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고국에서의 소중한 기억을 떠올렸다.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빡빡한 일과로 많은 추억을 쌓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입국 직후 훈련장으로 직행했고, 연일 오전·오후 2차례 강도 높은 풀 트레이닝으로 선수들에게 지옥을 선사했다. 손흥민도 14일 간신히 짬을 내 선수들에 한우 갈비로 회식을 시켜줬을 뿐이다.
손흥민은 “프리시즌은 즐기는 게 아닌, 훈련하는 시간이다. 힘든 훈련으로 몸을 만든다”며 “좀더 한국 문화와 역사를 보여줄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또 기회가 닿으면 보다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속내를 전했다.
대신 컨디션은 잘 올라오고 있다. 훈련 첫 주를 보냈을 뿐인데 2경기, 2골·1도움을 올릴 만큼 실전 감각도 좋다. “긴 시즌을 위해 100%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하는 것이 매 시즌 목표”라던 그는 “우리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많이 만났다. 동료들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책임감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국내 일정을 마치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대한민국 최고”란 글을 남긴 손흥민은 17일 출국 직전까지도 최대한 많은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며 남다른 ‘팬 서비스’를 보여줬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