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영현. 스포츠동아DB

KT 박영현. 스포츠동아DB


KT 위즈 우완투수 박영현(19)에게 2022년 8월 31일은 잊지 못할 하루다.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팀이 5-2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라 15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졌다. 올해 신인인 그는 꾸준히 1군에서 생존하며 38경기를 치른 끝에 데뷔 첫 홀드를 챙겼다. 시즌 기록에서 유일한 ‘1’이 적립됐다. 승과 패, 세이브는 ‘0’.

하루가 지났지만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넘쳤다. 기록을 하나 남겼다는 사실이 뜻 깊은 듯했다. 1일 수원 LG 트윈스전에 앞서 박영현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어제 첫 아웃카운트를 잡는데 수비로 도와준 (조)용호 형과 1군 합류를 위해 어제 수원으로 온 고교 동기 이상우까지 다들 축하해줬다. 다른 팀에 있는 친구들도 연락이 왔다.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박영현이 프로무대에서 첫 발자국을 남기기까지는 적지 않은 노력이 뒤따랐다. 스프링캠프에서 코칭스태프로부터 합격점을 받았지만, 1군은 녹록치 않았다. 잘 던지다가도 어려움을 겪는 경기들이 잇달았다. 이에 투구폼에 변화를 가하는 등 구위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슬라이더를 장착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 코치뿐 아니라 선배들에게도 도움을 받았다. 이런 노력이 첫 홀드라는 값진 결과물로 돌아왔다.

KT 이강철 감독은 “직구는 확실히 좋다. 그런데 이기고 있을 때보다 지고 있을 때 더 좋은 공을 던진다.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제는 1이닝을 맡길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투구동작에 변화를 주는 과정에 있는데 좋아지고 있다. 지금 이대로 시즌을 잘 마치면 내년에는 더 좋은 투구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영현은 “신인투수들 가운데 1군에서 가장 오래 버텼다.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다른 기록들도 하나씩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 기록보다 좋은 공을 꾸준히 던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