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김도혁. 스포츠동아DB

인천 김도혁.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이 이대로 안 끝났으면 좋겠어요.”


2014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한 뒤 ‘원 클럽 맨’으로 활약 중인 김도혁(30)에게 2022시즌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시간이다. 아산 무궁화(2018~2019년)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절을 빼곤 거의 매년 가을이면 처절한 1부리그 잔류 싸움을 벌였지만, 올해는 눈앞의 현실이 아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인천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2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12승13무7패, 승점 49를 쌓아 4위로 파이널라운드 그룹A(1~6위) 진입을 확정했다. 3위 포항 스틸러스(15승9무8패·승점 54)와 간격이 승점 5 차이로 벌어지긴 했지만,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파이널라운드를 통해 티켓이 가려지는 3위 자리를 탈환할 수도 있고, FA컵 결과에 따라선 4위를 유지해도 가능성이 열린다.


가장 오랜 기간 인천에 몸담고 있지만, 김도혁에게도 첫 번째 도전이다.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1위 울산 현대와 혈투를 0-0으로 마친 뒤 스포츠동아와 만난 그는 “좋은 팀은 큰 파도가 많이 치지 않고, 잔잔한 물결만 생긴다”며 “큰 위기가 없다는 뜻인데, 올 시즌 인천이 그런 것 같다. 솔직히 너무 좋아서 시즌이 이대로 안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부터 선전을 이어왔지만, 인천에도 위기는 있었다. 여름이적시장 팀의 주포 무고사가 비셀 고베(일본)로 떠났고, 대체자로 데려와 맹활약하던 에르난데스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인천에서 뛰면서 항상 큰 위기가 있었다”는 김도혁은 “그에 비하면 올해는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강팀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인천은 1차 목표인 그룹A 진입에 성공했고, 이제 ACL을 바라본다. 18일 김천 상무와 정규라운드 최종전뿐 아니라 파이널라운드 5경기 모두 놓칠 수 없다. 김도혁은 “선수들이 자신감이 가득 차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ACL에 나가서 꼭 아시아무대에 인천을 알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