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특급 조커 변신’ KS 비장의 불펜카드 된 박종훈

입력 2022-11-07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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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종훈.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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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잠수함투수 박종훈(31)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특급 조커로 부상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위기 상황이거나 추격이 필요할 때 박종훈을 투입했다. 4~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 KS 3·4차전에 구원등판한 그는 평균자책점(ERA) 0.00(2이닝 무실점)에 2탈삼진을 기록했다.

3차전에선 2-1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등판해 키움 중심타자들을 차례로 잡아냈다. 첫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계속된 1사 3루서 김혜성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3루주자를 묶었다. 후속타자 이지영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계속된 2사 1·3루선 이번 포스트시즌(PS) 들어 타격감이 뜨거운 김태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PS 통산 첫 홀드도 챙겼다.

4차전에선 갑작스레 찾아온 제구 난조를 금세 극복했다. 박종훈은 3-6으로 뒤진 7회말 등판해 첫 타자 푸이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김태진~이지영~송성문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웅빈(1루수 땅볼)~임지열(삼진)을 차례로 잡아내며 또 한번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 감독은 당초 KS에 나설 선발투수 6명을 준비시켰다. 실제로 KS 들어선 4인 체제로 운영하지만, 긴 이닝을 막아줘야 하거나 상대 타자의 유형에 맞춰야 할 때 내세울 구원투수 2명 정도를 미리 확보해둔 것이다. 박종훈의 불펜행은 투구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내린 결정이 아닌, 언더핸드 유형을 불펜에 추가하기 위한 수였다.

SSG 박종훈.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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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역시 조금도 후회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없다. 지난해 6월 오른쪽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그는 1년여의 재활 끝에 복귀했다. 복귀 과정에서도 적잖은 통증 재발로 1군 선수단 합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복귀 당시 그는 “재활 과정에서도 팀 우승이 가장 큰 동기부여였다”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패전투수는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번 KS는 그 다짐을 여한 없이 펼칠 좋은 기회다.

김 감독과 SSG 선수들도 박종훈의 역투를 예상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4차전에 (박)종훈이가 위기에 처하긴 했지만, 스스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종훈이를 바꿔주면 피해가는 느낌일 것 같아 정면승부를 해줄 거라고 믿었다”고 밝혔다. KS 대비 자체 연습경기에서 박종훈과 선발등판 일정이 겹쳤던 김광현은 “종훈이와 일정이 같아 투구 컨디션을 지켜볼 수 있었다. 공이 좋아 KS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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