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연속 우승을 달성한 젠지. MZ 세대의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e스포츠가 학교 체육수업에도 채택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제공|LCK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연속 우승을 달성한 젠지. MZ 세대의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e스포츠가 학교 체육수업에도 채택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제공|LCK



“수업 시간에 게임을 한다?”

고개를 갸웃할 만한 얘기다. 하지만 실제 일부 학교에선 e스포츠를 체육수업이나 스포츠클럽 활동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게임을 교육 콘텐츠로 삼을 수 있는지 조심스러운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체육수업은 전통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건강을 기르고, 스포츠맨십을 배우는 시간이다. 이 때문에 “게임이 체육수업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낯설고 논쟁적이다.

시대 흐름에 따라 체육수업의 내용과 방식은 꾸준히 확장됐다. 과거에는 구기 종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요가와 댄스, 인라인스케이팅 같은 활동도 자리를 잡았다. e스포츠의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e스포츠는 일정한 규칙 안에서 팀을 이루고, 전략을 세우며 경쟁하는 활동이다. 물론 신체활동의 강도는 낮지만 집중력과 팀워크, 판단력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스트레칭, 시력 보호 가이드, 스포츠 윤리 교육을 함께 구성해 수업에 활용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선 실제로 수업이나 자유학기제, 스포츠클럽 활동에 e스포츠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팀을 꾸려 역할을 나누고, 경기를 분석하거나 전술 보드를 작성한다. 경기 리포트를 쓰거나, 경기 후 피드백을 나누는 방식으로도 진행된다. 교사들은 “의외로 학생들이 더 집중한다”는 반응을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린다. “체육의 본질이 공정한 경쟁과 협업, 규칙 이해라면 e스포츠도 그 틀 안에 들어올 수 있다”는 주장과 “신체활동이 충분하지 않으니 체육으로 보긴 이르다”는 지적이 맞선다. 게임 과몰입이나 실내활동의 한계처럼 현실적 우려도 있다. 의견은 대체로 “결국 수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라는 데로 모인다.

현장 반응은 다양하다. 한 학생은 “운동장에서 공만 차는 것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팀으로 움직이다 보니 금방 몰입됐다”고 얘기했다.

정답은 없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가능하다”, “불가능하다”를 가르는 판단보다는“어떻게 교육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일 것이다.

김물결 학생기자(호남원예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