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2006‘돌직구위력’부활”…밥반그릇의‘독기’

입력 2009-01-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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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오승환이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 듣기 싫다. 2006년으로 돌아가겠다.” 삼성 ‘돌부처’ 오승환(27)이 조용하지만 속으로 강한 독기를 품고 있다. 겨울 동안 잡곡밥 반공기만 먹고 버티고, 2006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이번 WBC 등번호도 자신의 21번을 버리고 17번을 선택했다. 조계현 투수코치의 인솔 하에 투수 8명과 함께 16일 첫날 훈련을 시작한 오승환은 “올해는 기대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평소 좀처럼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 그에겐 의외의 당찬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후 밥을 먹은 것은 아침에 잡곡밥 반 그릇이 전부였다. 하루 종일 닭가슴살과 야채, 바나나, 계란으로 버텼다. 고기를 먹어보지 못했다. 먹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하면서 프로 데뷔 후 가장 고통스럽고도 충실하게 겨울을 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개인트레이너를 고용해 밸런스와 유연성 회복에 중점을 둔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린 것은 물론 식단 하나도 세심하게 짜서 자신과의 사투를 벌였다. 그리고는 시즌 때 97kg 안팎을 유지하던 체중의 눈금을 90kg까지 떨어뜨렸다. 앞으로 2kg 가량 더 뺄 계획이다. 그는 “2006년 가장 좋았을 때 몸무게는 92kg 정도였다. 몇 년 새 체중이 많이 불었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고, 시즌도 나야하기 때문에 이제는 1주일에 3번 정도 고기도 먹을 계획이다”며 계획성 있게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39세이브로 아쉽게 3년 연속 40세이브 달성에 실패했다.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머물면서 전문가들로부터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들었다. 어쨌든 57경기에 등판해 57.2이닝을 던지며 1승1패 39세이브, 방어율 1.40을 기록했고, 3년연속 세이브왕에 올랐지만 그 역시 불만스러운 한해였다. 그는 “작년에 안 좋아졌다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다. 지난해 좋지 않았던 팔꿈치도 현재까지는 문제없이 회복된 느낌이다. 프로 데뷔 후 겨울 동안 준비도 가장 잘했으니 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BC 때문에라도 몸을 일찌감치 만들어온 것”이라면서 이번 WBC 등번호도 자신의 21번을 버리고 17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2006년 WBC에서 17번을 달고서 맹활약을 펼친 뒤 그해 생애 최고인 47세이브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한 좋은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처음 풀타임 소방수로 자리잡은 2006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괌 전훈에 돌입한 오승환이다.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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