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데뷔첫연타석대포박정권식 ‘정권교체’

입력 2009-09-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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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권. 스포츠동아DB

삼성전3안타3타점…SK 16연승주역
지난해 말 프리에이전트(FA) 이진영이 LG로 떠나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진영의 공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박정권(28)의 활약이라면 이진영의 빈 자리를 느낄 수 없다. 지난해까지 이진영이 맡았던 우익수와 1루수 자리를 고스란히 이어받았고, 방망이는 불을 뿜고 있다. 정교함에서는 뒤질지 몰라도 파워와 찬스에서의 집중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박정권이 화끈한 홈런포로 SK의 16연승을 이끌었다.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전.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생애 첫 연타석 홈런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회말 2-0으로 앞선 뒤 계속된 1사 1·3루. 첫 타석에 나선 박정권은 중전안타를 날리며 3루주자를 불러들였다. 1회에만 한꺼번에 4점을 쓸어담으며 승기를 잡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3회 2사후 두 번째 타석. 좌완 권혁을 상대로 시속 145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중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5-1로 쫓긴 6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정현욱을 상대로 포크볼(시속 128km)를 통타해 또다시 우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상대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는 쐐기포이자 2004년 프로 데뷔 후 생애 처음 기록한 연타석 홈런포였다.

그는 2000년 전주고를 졸업하면서 2차지명에서도 9순위(전체 65번)로 쌍방울에 지명됐다. 지명권은 SK로 승계됐지만 프로 입단을 포기하고 동국대에 진학했고, 2004년 SK 유니폼을 입었다.

‘힘만 좋고 정교함이 없다’는 평가. 첫해 24경기에서 24타수 5안타(0.179)만 기록했던 그는 결국 군입대를 결정하고 상무 유니폼을 입었다. 상무 시절 매일 경기에 나서면서 타격에 눈을 떠갔지만 2007년 SK 복귀 후에도 자리는 없었다. 타율 0.221에 4홈런. 그리고 지난해 자리를 서서히 잡는가했으나 6월 27일 한화전 수비 때 1루로 달리던 클락과 충돌해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중상으로 5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타율 0.260에 3홈런. 풀릴 만하면 꼬여가던 운명이 올해 들어 비로소 풀리고 있다. 올 시즌 시즌 22호 홈런과 70타점으로 팀내 홈런과 타점 1위. 지난해까지 프로통산 7홈런 45타점에 그쳤던 그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소리 소문 없이 SK 타선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SK 박정권=팀이 전승하면 우승할 가능성이 1%%라도 남아있기 때문에 매 타석 집중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작년까지는 경기에 자주 나오지 못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올해는 꾸준히 출장하면서 볼 배합이나 컨디션 조절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작년 결혼 후 늦은 시간에 들어가도 아내가 챙겨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 듯하다.

문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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