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력으로 장타 공백 채웠던 SK, 엇박자로 끝난 2019시즌

입력 2019-10-17 22: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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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키움에 1-10으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SK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쉽사리 떨쳐낼 수 있는 충격이 아니었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연달아 역습을 당한 SK 와이번스에게 ‘유종의 미’는 허락되지 않았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썼다.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1-10으로 고개를 숙인 SK는 시리즈 3연패로 무너졌다. 정규시즌 막판 선두 자리를 빼앗기며 9년 만의 통합우승이라는 꿈이 무산됐고, 그에 따른 허탈감을 추스르지 못했다. 팀 역사상 6번째 PO 무대에서 최초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디펜딩 챔피언의 가을은 초라했다. 1위에서 2위, 2위에서 최종 3위로 내려앉은 SK는 이제 두 손을 놓고 경쟁자들의 뜨거운 가을을 지켜봐야하는 처지다.


● 홈런 줄었지만…‘승·홀·세 풍년’ 활짝 꽃핀 마운드

페넌트레이스에서 SK는 승승장구했다. 8월 중순 일찌감치 선두 입지를 굳힌 듯 했던 SK는 3위 두산을 무려 9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2위 키움과의 간격도 7.5경기나 됐다.

반발계수를 하향 조정한 공인구의 영향으로 ‘홈런 공장’이란 팀 컬러는 다소 희미해졌지만, 탄탄해진 투수력이 장타 공백을 메운 덕분이다. 2018년 233개(1위)에서 2019년 117개(3위)로 줄어든 팀 홈런 성적은 평균자책점 1위(3.48)로 단련된 버티는 힘으로 만회가 가능했다. 1점차 승부에서 25승8패로 리그 최고 0.758의 승률을 낸 마운드는 팀의 버팀목이었다.

특급 마무리 투수를 발견한 것이 최고의 수확이었다. 해외파 신인 하재훈이 투수 전향 첫 해만에 클로저의 중책을 맡아 36세이브를 수확, 시즌 구원왕에 등극했다. 뒷문 고민을 해결한 SK는 서진용이 33홀드(리그 2위), 김태훈이 27홀드(리그 3위)로 가세해 ‘서태훈’이라는 필승 공식을 완성했다. 덕분에 김광현, 앙헬 산체스가 동반 17승을 달성했고 5선발 문승원도 커리어 최초로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따내는 시너지가 발휘됐다.

● 끝까지 발목 잡은 타격 침체, 투타 엇박자로 끝난 가을

하지만 불안 요소는 분명했다. 시즌을 치르는 내내 주기적으로 ‘방망이 침체기’가 찾아왔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어야 할 9월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두산에 역전 우승을 허용한 배경에도 타선의 부진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점수 생산에 애를 먹는 타자들의 부담은 투수진의 어깨도 무겁게 했다. 9월 팀 평균자책점이 3.95 팀 타율이 0.236으로 나란히 8위까지 밀려났다. 팀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88승 기록을 새롭게 쓰고도 SK 선수들은 웃지 못했다.

이는 곧 가을 무대에서 투타 ‘엇박자’로 이어졌다. 키움과의 PO 1차전서 단 1점도 뽑지 못한 SK는 투수를 8명이나 내세우고도 11회 연장 승부 끝에 졌다. 2차전에서는 제이미 로맥, 한동민이 홈런을 터트리며 팀 공격에 불을 붙였지만 선발 앙헬 산체스(4이닝 6실점)를 비롯해 마운드의 실점도 나란히 늘었다. 안방 2연패로 궁지에 몰린 SK에게 리버스 스윕의 기적은 없었다. 전력의 100%를 발휘하지 못한 SK의 가을은 유독 짧았다.

고척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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