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년만에 2루에서 웃은’ 국해성이 말하는 반전과 자신감

입력 2019-11-09 0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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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외야수 국해성(30)은 타격 면에서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은 자원이다. 1군에서 100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이 없어 눈에 확 띄진 않지만, 장타력이 뛰어난 데다 스위치히터의 이점이 있어 그만큼 활용도가 높다. 올해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픔이 많았다. 잘 풀릴 만하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8시즌에도 그랬다. 14경기에서 타율 0.333(24타수8안타)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접어야 했다. 그해 5월 2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터트린 2루타가 그의 2018시즌 마지막 타격이었다. 십자인대가 끊어진 상황에서도 그를 부축하러 온 트레이너와 코치들에게 “할 수 있다니까요”라고 외친 장면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잡으려던 찰나에 또 안타까운 상황과 맞닥뜨렸다. 당시 그가 느꼈던 좌절감도 엄청났다.

다행히 회복이 빨랐다. 2019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성적은 21경기 타율 0.171(35타수6안타), 2타점으로 썩 좋지 않았지만,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어떤 상황에도 장타를 터트릴 수 있는 국해성의 위압감을 믿었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10월 1일 잠실 NC 다이노스와 최종전에서도 9회말 2루타를 터트리며 결승 득점의 발판을 만든 것도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1년 전 2루에서 느꼈던 좌절감을 같은 위치에서 환희로 바꿨다. 그 결과는 팀의 정규시즌 우승이었다. “정규시즌 때 워낙 도움이 못 됐다”고 돌아본 그는 “최종전에서 하나라도 도움이 된 게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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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키움 히어로즈와 KS 4차전에서도 잊지 못할 장면을 만들어냈다. 팀이 4-8로 끌려가던 5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터트렸다. 두산이 9-8로 역전한 빅이닝이 국해성의 방망이에서 시작했고, 결국 짜릿한 우승을 맛볼 수 있었다. 정규시즌에 이어 KS 우승을 확정한 경기에서도 2루타로 포문을 연 것이다. “팀 우승이 먼저다. 어떻게든 도움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렇게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고 했던 약속도 지켰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시간도 잠시. 국해성은 잠실구장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훈련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된 훈련 중에도 KS 우승의 순간을 떠올리면 행복하기만 하다. 정규시즌과 KS 우승 과정에 어떻게든 힘을 보탠 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동기부여다. 국해성은 “정규시즌과 KS 둘 다 극적으로 우승해 그만큼 뿌듯했다”며 “노력했던 것을 운동장에서 발산하고 싶었다. 우승 순간에는 긴장이 풀리면서 희열을 느꼈다. 힘을 보탤 기회가 있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하다. 결과가 나오니 그만큼 자신감도 커졌다”고 했다.

몸 상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무릎 수술했을 때 하지 못했던 훈련들을 하고 있다”는 말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물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겠다는 각오도 빠트리지 않았다.
“시즌 중에 타격면에서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말씀하신 부분들이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할 것이다. 또 오른쪽 타석에서도 더 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겠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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