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째 선수’ 보상선수의 경제학

입력 2020-01-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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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선수로 롯데에서 기아로 가게 된 김현수. 사진제공|롯데자이언츠

프리에이전트(FA) 보상선수는 타 팀 단장과 프런트, 감독 코칭스태프가 보호선수 20명 명단을 눈앞에 두고 고심을 거듭하며 최종 선택을 한다.

팀을 떠난 FA선수의 포지션, 팀의 가장 필요한 전력 등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20인 보호선수 명단 작성에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숫자상으로는 팀의 21번째 선수지만 프로야구 선수는 나이라는 핵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보호선수, 보상선수 모두 선택에는 많은 리스크가 따른다.

FA 안치홍(30)을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는 유망주 투수 김현수(20)를 보상선수로 KIA 타이거즈로 떠나보내게 됐다. 핵심 유망주 투수 중 한명으로 분류됐던 투수다.

보상선수는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2019시즌을 앞두고 양의지 보상선수로 NC 다이노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이형범은 61이닝을 던지며 6승 3패 1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66 이닝당 출루허용 1.25로 맹활약했다. 이형범이 NC에서 3시즌 동안 기록한 승수는 단 2승이었다. 두산 입장에서는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큰 소득이 됐다.

이미 군복무를 마쳤고 올해 26세 투수로 미래가치도 높아 역대 최고 보상선수 후보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보상선수로는 이원석(삼성 라이온즈)이 꼽히고 있다. 2009년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겼고 7시즌 동안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기록에 적힌 숫자 이상 큰 역할을 했다. 한 때 보상선수였지만 2017년 4년 총액 27억 원에 FA계약을 맺기도 했다. 두산은 내야진이 탄탄한 팀이었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원석을 선택했고 성공했다.

2004년 롯데에 입단한 정수근의 보상선수 문동환도 이후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곧장 두산에서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된 문동환은 2005년 10승, 2006년 16승을 거뒀다.

2016년 KIA는 한화로 떠난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상무에서 군 복무중인 임기영을 선택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었다. 임기영은 전역 후 2017·2018시즌 2년 연속 8승을 기록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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