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피플] ‘80일간의 호주생활’ 롯데의 키맨 강로한이 꿈꾸는 ‘도약’

입력 2020-01-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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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강로한. 스포츠동아DB

1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꼬박 80일. 강로한(28·롯데 자이언츠)의 이번 겨울은 한국의 추위 대신 호주의 강한 햇빛으로 가득하다. 보기 드문 장기 체류가 한창임에도 표정과 목소리는 밝다. 2020년 롯데 성공 열쇠 중 하나라는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는 피곤함을 지우고 있다.

강로한은 지난해 말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시즌 종료 직후부터 11월 말까지 김해 상동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를 완주한 뒤 별다른 휴식 없이 스파이크 끈을 동여맸다. 당초 미국 교육리그 파견이 유력했으나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에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 유니폼을 입었다. 이어 2월부터 시작되는 롯데의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 곧장 합류한다. 두 달 반을 호주에만 머무는 강행군이다.

2015년 롯데에 입단한 강로한은 5년의 프로 생활 동안 많은 것을 바꿨다. 첫째는 이름.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친 2018년 말, 강동수에서 강로한으로 개명했다.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것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복귀 첫해인 2019년 10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0, 4홈런, 25타점을 기록했는데 안타 69개 중 25개가 장타(36.2%)였다. 포지션도 바꿨다. 성민규 단장은 지난해 9월 부임 이후 강로한의 운동 능력에 주목했고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을 주문했다. 스스로가 “스피드를 살리고 싶다”고 생각해왔던 터라 선뜻 수락했다. 새로운 자리에 적응하기 위해 마무리캠프부터 호주에서까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롯데 강로한. 스포츠동아DB



22일 연락이 닿은 강로한은 “주로 중견수로 나서고 있는데 훈련 때나 실전에서 ‘만세’를 부른 적은 없다. 부담감이나 거부감은 딱히 없다”며 “코너 외야보다는 중견수가 더 편하다. 투구 코스를 보며 미리 첫 발 스타트를 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만족을 드러냈다.

기나긴 호주 생활의 스트레스 해소법도 야구다. 빠른 발을 앞세운 외야 수비로 메이저리그에서 널리 알려진 빌리 해밀턴(애틀랜타), 코디 벨린저(LA 다저스) 등의 수비 영상을 돌려보는 게 취미가 됐다.

타격에서는 삼진 감소를 목표로 삼았다. 강로한의 2019년 삼진율은 35.0%에 달했다. 25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리그 1위. 손목 힘을 앞세운 장타 능력은 검증됐지만 생산력이 떨어졌던 이유다. 강로한은 “결국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삼진을 줄여야 출루율도 올라간다”며 “그러면 자연스럽게 도루 개수도 올라가고 생산성도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2900만 원으로 최저연봉(2700만 원)을 겨우 넘겼던 연봉은 올해 5300만 원까지 뛰었다. 82.8%의 인상률은 팀 내 최고였다. 최하위로 연봉 피바람이 불었던 롯데에서도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강로한은 “부모님께 효도한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효자가 되려면 꾸준히 활약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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