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만 3홈런! ‘미스터 클러치’ NC 강진성, 新해결사가 떴다

입력 2020-05-27 2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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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강진성. 스포츠동아DB

‘미스터 클러치’라는 별명을 붙여도 될 것 같다. 때려낸 홈런의 절반 이상이 승부처에 대타로 나서 만든 결과물이다. 1군에서 보여준 게 전무했던 선수의 반전이라 더욱 극적이다. 강진성(27·NC 다이노스)이 창원NC파크의 새로운 해결사로 떴다.

NC는 27일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0-3으로 이겨 4연승을 질주했다. 단 한 번의 연패도 없이 16승3패로 단독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만약 28일 키움전에서도 승리한다면 KBO리그 역대 20경기 최고 승률(0.850)을 달성하게 된다.

결정적 ‘한방’을 때린 주인공은 강진성이었다. 전날(26일) 키움전서 데뷔 첫 4번타자의 중책을 맡았으나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27일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동욱 NC 감독은 경기 전 “(강)진성이는 지금 우리 팀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라고 감싸며 “그동안 고생해줬다. 휴식이 필요해 대타로 대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팀 내 가장 뜨거운 타자를 꼭 필요한 순간 대타로 내세웠다. 4-2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2사 1·2루 이원재 타석에 강진성을 투입했다. 선수가 벤치의 믿음에 보답하는 가장 빠른 길은 ‘결과’다. 강진성은 볼카운트 2B-1S로 유리한 상황에서 키움 김재웅의 4구 속구(137㎞)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몸쪽 높게 제구된 공이었지만, 기술적으로 당겨쳤다. 지금 타격감이 좋다는 것을 고스란히 증명했다.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하는 NC의 승리확률이 93.9%까지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2012년 NC에 입단한 강진성은 지난해까지 1군에서 보여준 게 거의 없었다. 117경기에서 타율 0.253, 3홈런, 20타점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16경기에서 타율 0.476(42타수 20안타), 5홈런, 18타점을 올렸다. 특히 홈런 5개 중 3개를 대타로 출장해 만들어냈다. 클러치 상황에서 배짱을 발휘하고 있다. NC 역사상 가장 많은 대타 홈런을 때려냈던 조영훈(은퇴·3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만일 향후 대타 홈런을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NC의 1군 8년 역사에 선명한 발자취 하나를 남기게 된다.

8년간 터지지 않았던 잠재력이 올해 터진 것은 사소한 변화에서 비롯됐다. 아마추어 때부터 고집하던 레그킥을 버렸다. 장타력이 감소할까 두려웠지만 벤치는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여기에 데이터의 힘이 가미됐다. 타구속도, 발사각도, 배트 스피드 등 각종 지표에서 레그킥을 하지 않았을 때 오히려 상승한 게 드러났다. 장타 욕심에 갖고 있던 레그킥에 대한 미련을 더는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 강진성은 어느 때보다 야구를 즐기고 있다. 무명의 반란은 이제 막 그 첫 장을 넘겼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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