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털고 3타점’ 최정, 기다리면 터지는 SK의 해결사

입력 2020-05-28 2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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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2사 1, 2루 SK 최정이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지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은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초반 부진에 허덕이던 최정(33)의 변화에 주목했다. 27일 볼넷 4개를 고르며 100% 출루에 성공한 것을 두고 “눈야구가 된다는 것이고,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정의 부진은 SK 타선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27일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153(59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출루율은 0.342로 타율 대비 2푼 가까이 높았으나, 해결사의 이미지와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본인의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팀이 최하위(10위)로 처진 데다 고종욱, 한동민, 김창평 등 주전 야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한 처지에서 최정의 부진이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통산 336홈런을 때려낸 KBO리그 대표 슬러거도 이 같은 상황에선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는 일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염 감독이 작은 변화 하나하나에 주목하며 기 살리기에 나선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긴 슬럼프에 빠진 타자에게는 전환점이 필요하다. 실제로 끝내기안타 등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뒤 살아나는 사례가 많다. 최정에게도 분위기를 바꿀 만한 멋진 그림이 필요했다. 28일 경기가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좋아지는 과정”이라던 염 감독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이날 3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한 최정은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6-1 승리에 앞장섰다.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5.1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역투한 후배 투수 이건욱(25)에게도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그토록 바라던 모습이 나왔다. 득점이 필요할 때마다 해결사 본능을 뽐내며 3연전 스윕 위기의 팀을 구했다. 1-0으로 앞선 5회 2사 1·2루서 좌익수 오른쪽을 꿰뚫는 2루타로 3-0을 만들었다. 6회 1실점을 고려하면, 5회 최정의 2타점이 미친 영향은 상당했다.

끝이 아니었다. 3-1로 앞선 7회 1사 1·2루서도 좌익선상 2루타로 2루주자 노수광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타점을 완성한 순간이다. 경쾌한 타구음과 총알 같은 타구속도 모두 한창 좋을 때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부활의 신호탄은 확실히 쏘아 올렸다. 26일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것을 발판 삼아 이번 3연전(26~28일)에서 8타수 4안타(타율 0.500)를 기록했고, 삼진 없이 볼넷 6개를 뽑아낸 선구안도 돋보인다.

지금 SK는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살아나야 반등할 수 있다. 간판타자가 중심을 잡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SK의 간판타자는 최정이다. 그의 부활이 반가운 진짜 이유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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