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을 중시’ 실패 두려움 없이 계속되는 한화의 수비 시프트

입력 2021-05-10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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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선수단. 스포츠동아DB



KBO리그 10개 팀이 10일까지 모두 30경기 이상씩 소화한 가운데 한화 이글스는 13승17패(승률 0.433)로 공동 8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3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거둔 7승23패(승률 0.233·10위)와 비교하면 순위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승률은 수직상승했다.

전면 개혁을 내세운 한화는 올 시즌에 앞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데려오면서 팀 색깔을 완전히 바꿨다. 젊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운 파격 기용과 더불어 수비 위치를 상대 타자에 따라 현란하게 바꾸는 시프트로 연습경기 때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상대 타자의 성향은 물론 볼카운트 하나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수비 시프트를 정규시즌까지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올해 한화는 내야수들이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팀이다. 주전 3루수 노시환과 유격수 하주석은 종횡무진 내야를 누빈다. 2루를 기준으로 좌우로 움직이면서 상대 타자들의 타구 방향을 예측하고 있다.

내야에만 국한될 줄 알았던 한화의 수비 시프트는 외야로도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9일 잠실 LG 트윈스와더블헤더 제1경기에선 장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타구를 잡아내기 위해 유격수 하주석이 외야로 나가기도 했다. 외야수만 4명을 두는 극단적 수비 시프트였다. 2회말 라모스의 첫 타석 때 가동된 이 시프트는 결과적으로는 성과를 얻진 못했다. 라모스의 라이너성 타구가 우익수 왼쪽에 떨어지면서 안타가 됐다.

수비 시프트가 매번 한화에 최상의 결과를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8일 LG전에선 5회말 채은성의 내야 타구가 베이스를 맞고 튀면서 결국 경기를 내주기도 했다. 2루수 정은원은 수비 시프트에 따라 공이 오는 방향에 있었지만,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우리 수비 시프트가 원하는 위치에서 이뤄졌고, 타구도 그 방향으로 향했다. 그런 상황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야구의 일부분”이라며 과정 자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야구를 영원히 괴롭히는 ‘결과론’에 따르면 한화의 수비 시프트는 공격당하기 좋은 먹잇감이다. 그러나 이들은 시즌 내내 지금의 색깔을 유지할 전망이다. 승리의 작은 확률도 놓치지 않으려는 한화의 ‘과정’은 과연 ‘결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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