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게 가을여행 마친 류현진, 다저스도 떠날까?

입력 2019-10-10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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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DS)에서 탈락했다. 내셔널리그(NL) 승률 1위의 초라한 퇴장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의 가을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NLDS 최종 5차전에서 연장 10회 3-7 역전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 충격적인 탈락이다.

정규시즌 다저스는 106승56패로 NL 최다승을 거뒀다. 반면 워싱턴은 93승69패, 동부지구 2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쳤다. 워싱턴은 12일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NL 챔피언십시리즈(CS·7전4선승제)를 펼친다.

다저스는 1회 맥스 먼시의 선제 2점홈런, 2회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추가 솔로홈런으로 3-0 리드를 잡고도 어이없이 무너졌다. ‘예정’대로 구원 등판한 클레이튼 커쇼가 3-1로 앞선 8회 앤서니 렌던-후안 소토에게 백투백 홈런으로 동점을 허용했고, 조 켈리가 10회 무사만루 위기를 자초한 끝에 하위 켄드릭에게 절망적인 그랜드슬램을 얻어맞았다.

전성기에도 믿을 수 없었던 ‘가을 커쇼’에게 또다시 발등을 찍힌 꼴이고, 이번 NLDS에서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켈리(3경기·1패·평균자책점 23.14)와 AJ 폴락(13타수 1안타·타율 0.071)에 대한 프리에이전트(FA) 투자 역시 실패작임이 입증됐다.

올 정규시즌 29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를 올린 류현진은 7일 NLDS 원정 3차전 선발로 등판해 워싱턴 타선을 5이닝 4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어쩌면 다저스에서 마지막 경기로 남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후 다저스의 1년 1790만 달러(약 214억 원)짜리 퀄리파잉 오퍼(QO)를 수용하면서 1년 유예했던 FA 권리를 월드시리즈 후 행사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5차전을 앞두고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올 겨울 류현진과 다저스의 결별 여부에 주목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단기계약을 제시할 것이고, 류현진은 그 대신 LA 에인절스 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할 수 있으리란 것이 요지다.

ESPN은 “내년 다저스의 선발로테이션을 고려해야 한다”며 커쇼를 비롯해 워커 뷸러, 마에다 겐타, 훌리오 우리아스, 로스 스트리플링, 토니 곤솔린, 저스틴 메이 등 선발자원이 차고 넘치는 다저스가 “아마도 류현진을 단기계약으로 잡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니면 류현진이 캘리포니아주에 머물고 싶어 한다는 가정 하에 LA를 가로질러 에인절스로 가거나, 남부지역의 샌디에이고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느냐, 떠나느냐는 전적으로 류현진의 결심에 달려 있다. 그러나 내년이면 만 33세가 되는 선수에게 FA 장기계약은 일종의 보험이다. 이를 뿌리치고 2013년부터 7년간 동행한 다저스에 잔류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측면에선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결정이다. 올겨울 류현진의 거취가 주목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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