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SK, 결국 김선형이 답이다

입력 2020-01-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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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선형. 스포츠동아DB

국내 농구 팬들에게 ‘서울 SK’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누굴까? 개인 선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김선형(32·187㎝)을 첫 손에 꼽는다.

폭발적인 스피드, 한국 농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리듬과 스텝을 가진 김선형은 팬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스타다.

SK는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성적이 시원치 않았다. 9경기에서 4승5패에 그쳤다. 더불어 선두 자리도 내주면서 3위까지 내려앉았다. 경기력 하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김선형의 플레이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다. 김선형은 4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12.9점·2.2리바운드·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기록(평균 12.5점·2.8리바운드·3.8어시스트)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김선형 특유의 날카로운 돌파와 레이업 슛, 플로터가 확연하게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김선형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SK는 올 시즌 자밀 워니(26·200㎝), 최준용(26·200㎝) 중심의 공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특히 예년에 비해 포스트 공략 빈도가 높아졌다.
올 시즌 SK는 경기당 37.7회의 페인트존 득점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김선형이 데뷔한 2011~2012시즌 이래 최다다. 문경은 감독 체제 아래 페인트존 득점 시도가 35회를 넘긴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SK가 원주 DB에게 유독 약한 것도 이 때문이다(올 시즌 맞대결 1승3패). 치나누 오누아쿠(206㎝), 김종규(207㎝), 윤호영(197㎝)이 버티는 DB를 상대로 포스트 득점에 나서서는 승산이 없다.

결국 해법은 김선형에게 있다. 그는 외곽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자신이 볼을 잡아 외곽에서 빅맨의 스크린을 받아 돌파를 즐기는 선수였지만, 팀 공격 시스템 변화에 따라 올 시즌에는 볼 없이 움직이다가 센터의 패스를 받는 플레이가 증가했다. 팀의 변화에 맞춰가고 있지만, 김선형의 색을 잃었다. 이는 곧 SK 특유의 색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SK는 2월 1일 DB를 상대로 5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문 감독은 “DB에게 승리를 거두고 5라운드를 기분 좋게 출발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SK의 승리는 김선형에게 달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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