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 김소니아(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소니아는 “쉬는 날 오빠(이승준)랑 1대1을 한다. 오빠가 남자고 키가 크기 때문에 우리만의 룰이 몇 개 있다. 덩크를 하면 안 되고, 골밑에서는 블록슛도 하면 안 된다. 내가 이기려고 하는 것을 오빠가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많이 봐준다”고 말했다.
남자프로농구(KBL)에서 10년간 서울 삼성, 원주 DB, 서울 SK 등을 거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승준은 2016년 현역 은퇴 후 3X3 선수로 활동 중이다. 김소니아에게 그런 이승준은 남편인 동시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다. 김소니아는 “쉬는 날 내 경기 영상을 오빠와 함께 보는데, 내가 실수를 한 장면에서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지적도 한다. 그런데 그게 잔소리로 들릴 때도 있다. 한 번은 엄청 다툰 적도 있다”며 웃었다.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개막 이후 무관중 체제를 이어왔던 WKBL은 A매치 휴식기 후 유관중으로 전환했다. 김소니아가 속한 우리은행은 25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A매치 휴식기 후 첫 경기를 치렀다. 김소니아는 2쿼터에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도 14점·13리바운드·7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79-48 완승에 톡톡히 기여했다. 이승준은 도원체육관 관중석에 앉아 아내의 경기를 관전했다.
김소니아는 “그동안 무관중 경기여서 오빠가 ‘경기장을 못 간다’며 서운해 했다. 이제 관중입장이 가능해져서 너무 좋아하더라. 오랜만에 경기장에 간다며 옷도 신경 써서 입더라. 경기 전에 오빠가 어디에 앉아있는지 확인하고 뛴다. 오빠와 함께 부부로 살고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나는 이제 아줌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인천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