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조성원 감독. 스포츠동아DB
시즌 개막 이전 LG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시즌 전력보강에 실패한 데다, 올 여름 팀의 지휘봉을 잡은 조성원 감독(48)이 남자 프로팀을 지도한 경험이 적어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LG는 개막 직후 연패에 빠졌다. 그러나 최근 10경기에선 5승5패로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 내용도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는 조 감독의 확고한 지도철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조 감독은 자신이 정한 원칙을 아직까지는 단 한 번도 깨지 않았다. ▲경기 도중에는 절대로 선수를 강하게 질책하지 않고 ▲어떤 자리에서도 선수들의 단점은 거론하지 않으며 ▲시즌 중에는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부분만 극대화하고 ▲큰 점수차로 지고 있더라도 팀이 강조하는 속도와 적극성을 코트에서 최대한 펼쳐내도록 유도하고 ▲올 시즌은 트레이드 없이 기존 멤버들로 팀의 토대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골자다.
고집스럽다 싶을 정도로 조 감독은 자신이 정해놓은 방침에 대해 흔들림이 없다. 구단 고위관계자들과 만나서도 부임 직후 자신이 선수들에게 공표한 부분만큼은 확고하게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LG 선수들은 조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감독이 믿고 기회를 주니 LG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한다. 강한 상대를 만나 주눅이 든 모습으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일이 점차 사려지고 있다.
“내가 바라는 모습이 제대로 나오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조 감독이다. 하지만 LG에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는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