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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로 접어든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는 유례없는 혼돈의 시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위 안양 KGC(12승7패)부터 9위 창원 LG(9승11패)까지 간격은 고작 3.5경기차다.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순위가 3계단씩 오르내릴 수도 있다. 최근 5연승으로 선두 자리에 오른 KGC 김승기 감독(49)은 “지금 1위는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우리 경기력이 잘 나오고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승, 연패에 따라 상위권 팀이 한순간에 중하위권으로 처지고, 중하위권 팀이 단숨에 상위권으로 솟구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했던 SK(10승10패)는 최근 4연패와 함께 6위까지 추락했다. 1라운드 선두였던 인천 전자랜드(10승9패)도 연패에서 탈출하긴 했지만 2라운드에 6연패를 당하면서 중위권(공동 4위)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부산 KT(10승9패)는 7연승과 함께 하위권에서 공동 4위로 수직상승했다.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를 거둔 고양 오리온(12승8패)은 1위 KGC에 0.5게임 뒤진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연승을 달린다면 어느 팀이든 상위권 한 자리를 꿰찰 수도, 반대로 연패에 빠진다면 어느 팀이라도 하위권으로 주저앉을 수 있다.
팀간 격차가 적다보니 역대 최소승리 정규리그 우승, 역대 최고승률 6위 팀이 나올 것란 전망도 뒤따른다. A구단 관계자는 “정규리그 우승을 하려면 최소 37승 정도는 해야 하는데, 정규리그 3분의 1을 지나는 시점에서 1위 팀이 12승을 했다. 지금과 같이 물고 물리는 양상이 이어진다면 35승 정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만큼 6강 플레이오프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다. 6개 팀이 10승 이상을 기록했고 원주 DB를 제외한 울산 현대모비스, 서울 삼성, 창원 LG는 9승이다. 5할 승률을 해도 6강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B구단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1위를 달리던 KCC가 SK와 오리온은 잘 잡는데, 하위권인 LG, 삼성에게는 잡혀서 치고나가질 못했다. 이것이 올 시즌 판도를 잘 보여주는 예다.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다”고 설명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