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닉 미네라스(왼쪽). 스포츠동아DB
SK는 시즌 초반만 해도 자밀 워니(26·199㎝)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몸무게가 다소 늘었지만, 외국인선수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2019~2020시즌의 위력을 재연했다. 반면 팀의 2번째 옵션인 닉 미네라스(32·200㎝)는 고민이었다. 지난 시즌 서울 삼성에서 활약하던 당시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 적응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워니의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득점력에 기복을 보이고 있기도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워니가 뛸 때 팀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골밑 장악력도 크게 떨어졌다.
그런데 미네라스는 확실히 살아났다. 미네라스는 27일 부산 KT전에서 19분33초만 뛰고도 33점을 쓸어 담았다. SK 입단 이후 한 경기 최다득점이다. 최근 3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뽑았다. 눈에 띄는 것은 출전시간이다. 20분을 넘게 뛴 경기가 없음에도 3점포가 살아난 덕에 손쉽게 득점하고 있다. 미네라스의 시즌 평균 득점 역시 12.6점으로 눈에 띄게 올랐다.
사실 SK는 미네라스의 교체를 고민해왔다. 단신 외국인선수 제도가 시행됐을 때 SK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테리코 화이트(30·192㎝)가 한국에 들어와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화이트는 2017~2018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로 SK에 우승트로피를 안긴 주역이다.
SK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의 교감 없이 화이트가 입국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공교롭게도 SK가 기대했던 미네라스의 효과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SK가 외국인선수 교체를 놓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