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제러드 설린저. 사진제공 | KBL
설린저는 KGC행이 결정된 직후부터 미국프로농구(NBA)를 비롯한 화려한 경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허리 부상으로 2년 공백이 있어 의문부호가 붙었던 것도 사실이다.
KGC에 합류하자마자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23일 ‘2020~2020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부산 KT와 홈경기 이전까지 5경기에서 평균 23.6점·10.4리바운드·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분위기를 확 바꿔놓은 것도 돋보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설리저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어느새 그에겐 ‘일타강사 설 교수’란 별칭이 붙었다. 짧은 시간에 팀을 탈바꿈시켰다는 긍정의 의미다.
설린저는 흥이 많은 선수다. 팀 훈련 중 노래를 들으면서 춤 솜씨를 발휘해 분위기를 흥겹게 만든다. 물론 훈련을 대충하진 않는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다. 또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동료들에게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 선수들과 소통하며 실전에서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지 연구한다. 자신의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아서 동료들도 잘 호응해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설린저는 코칭스태프와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팀에 합류한 뒤 몇 가지 패턴을 코칭스태프에게 소개했다. 자신만을 위한 패턴이 아니었다. 팀에서 활용하면 좋을 만한 것들이었다. 미국에서 지낼 때 동문들로 이뤄진 팀에서 코치 역할을 해봤다는 그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코칭스태프에게 제안했다. KGC 김승기 감독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훈련을 통해 테스트한 뒤 실전에 활용했고, 효과가 있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복덩이를 얻은 것 같다. 외국인선수 한 명 교체로 팀이 확 달라졌다. 경기력도 좋아졌지만 팀에 활기가 넘친다. 국내선수들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운 좋게 연결된 선수였는데 기대이상이다. 정규리그 잔여경기와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겼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