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6개 구단 왼쪽부터 장재석(현대모비스), 이재도(KGC), 허일영(오리온), 송교창(KCC), 허훈(KT), 김낙현(전자랜드)이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6강 PO에서 격돌하는 안양 KGC 이재도와 부산 KT 허훈은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쳤다. 이재도가 “허훈이 정규리그에서 우리를 상대로 강했다. 허훈의 개인기록을 절반으로 줄여보겠다”고 말하자, 허훈은 “KGC를 상대로 이를 갈고 있다. (이)재도 형의 파울수를 늘려서 빨리 벤치로 보내드리도록 하겠다”고 받아쳤다.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3승3패로 팽팽했다. 6경기 중 4경기는 연장 끝에 승부가 날 정도로 치열했다. 3위 KGC가 6위 KT만 만나면 고전한 이유는 허훈을 봉쇄하지 못해서였다. 허훈은 이번 시즌 KGC를 상대로 평균 23.2점·8.7어시스트를 올렸다. 정규리그 평균(15.6점·7.5어시스트)보다 월등하게 나은 수치다. 이재도와 허훈은 이후에도 행사를 주도할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쏟아냈다.
PO를 앞두고 ‘6자 각오’를 밝히는 자리에서도 선수들의 센스가 빛났다. 울산 현대모비스 장재석의 각오는 “자동자 바꾸자”였다. 우승을 차지해 모기업에서 제공하는 신차 할인 혜택을 받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인천 전자랜드 김낙현은 6강 PO 상대인 고양 오리온을 자극했다. “이빨 빠진 고양”이라며 오리온 이승현의 부상 이탈을 겨냥했다. 김낙현은 “이승현이 전력에서 제외돼 6강 PO 준비를 하기가 수월할 것 같다”고 도발했다. 오리온 주장 허일영은 “영웅은 다 같이”라고 정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이 자주 말하는 영웅론을 연결한 것이다. 한 명이 영웅이 되기보다는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도록 의기투합하자는 의미다. 허훈은 “오지(5G)게 달리자”고 말했다. 모기업의 특성을 잘 살린 6자 각오여서 감탄사를 끌어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