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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의 질주에는 조금 특별한 뭔가가 있다. DB는 올 시즌 팀 평균득점(77.3점) 부문 최하위다. 저조한 득점과 지금의 순위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공동 1위 서울 SK의 평균득점은 91.1점(1위)에 달한다. 필드골 성공률도 42.6%로 창원 LG(41.6%) 다음으로 낮다.
그러나 DB는 끈끈한 팀플레이와 물샐 틈 없는 수비로 부족한 득점력을 상쇄하고 있다. 리그에서 2번째로 적은 평균실점(76점)과 적극적 리바운드(평균 39.4개·1위)가 이를 설명한다. 수비리바운드 또한 27.6개로 가장 많다. 공격 시에도 허웅(평균 17.0점), 레나드 프리먼(12.1점), 김종규(11.7점), 얀테 메이튼(11.2점) 등을 골고루 활용하며 상대 수비를 교란한다. 공격 루트 다양화 또한 탄탄한 팀워크가 선행돼야 가능한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DB의 4쿼터 집중력이다. DB의 4쿼터 평균득점은 20.1점(5위), 실점은 16.6점(최소 1위)이다. 지금까지 치른 7경기를 면밀히 살펴보면, 총 6경기에서 상대팀의 4쿼터 득점을 20점 미만으로 봉쇄했다. 65-65로 시작한 4쿼터에 25득점·17실점을 기록하며 90-82로 승리한 27일 전주 KCC와 원정경기가 좋은 예다.
코트를 밟는 모든 선수가 경기 내내 기본기를 바탕으로 효율적 농구를 펼치는 것은 이상범 DB 감독이 미디어데이 때 발표했던 5글자 출사표 ‘넌 할 수 있어’와도 궤를 같이한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상대의 득점 확률을 낮출 수 있다면, 누구든 이름값에 구애받지 않고 코트를 밟을 수 있다.
DB의 초반 순항은 향후 시즌 운영에도 상당한 호재다. 두경민(한국가스공사)과 트레이드를 통해 박찬희와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은 포워드 강상재가 12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해 합류할 예정이다. 공·수 양면에서 DB의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