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이정현 사진제공 | KBL
이들 가운데 유일한 가드인 이정현은 9경기에 출전해 평균 21분 정도를 뛰며 9.2점·2.0리바운드·2.7어스시트·0.9스틸 등으로 고른 활약을 보여줬다.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9.3점·4.6리바운드·0.6어시스트의 하윤기에 비해 다소 밀린다. 하지만 이정현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 공헌도가 높다.
3순위로 지명 받았지만 이정현은 연세대 재학 시절 대학무대를 주름잡은 최고의 가드였다. 남자농구대표팀에도 한 차례 선발됐을 정도로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다. 1순위 선발권을 확보한 삼성이 신인드래프트 당일 오전까지 이원석과 이정현을 놓고 고심을 거듭한 이유다.
이정현이 확실한 가드 2명(이대성, 한호빈)을 보유한 오리온에서 얼마나 출전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드래프트 이후 2021~2022시즌 개막을 준비하기까지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기존 선수들과 경쟁에서 앞서기는 쉽지 않을 듯했다.
오리온 이정현 사진제공 | KBL
하지만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로 벤치 멤버로 나서던 이정현은 지난달 31일 원주 DB와 원정경기에서 처음 선발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7점(3점슛 1개 포함)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1라운드까지 9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KBL이 공식 집계한 전체 선수 공헌도 랭킹에서 이정현은 155.08점으로 이원석(163.2점), 하윤기(160.75점)에게 약간 뒤졌다. 하지만 DB전에서처럼 펄펄 날며 출전시간을 늘려간다면 공헌도 랭킹을 더 끌어올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전체 1순위 선발이라는 영광은 놓쳤지만 프로무대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뽐내며 신인왕 레이스에 불을 붙이고 있는 이정현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