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플래시 썬!’ SK 김선형은 4일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에이스 모드’를 발동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형 가드의 표본인 그는 베테랑의 노련미까지 더해 개인 2번째 우승반지를 노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1년차 베테랑 불구 스피드·개인기 최고
현대모비스전선 4쿼터 15점·결승골 빅쇼
“롱런한 형들을 보니 결국은 훈련뿐이더라”
서울 SK 포인트가드 김선형(34·187cm)은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승부처였던 4쿼터를 그가 지배했다. 4쿼터 10분 동안 3점슛 3개를 포함해 15점을 쏟아냈다. 1점차로 뒤진 종료 1.4초 전에는 1대1 돌파에 이은 감각적인 플로터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플래시 썬’이라는 자신의 별명에 걸맞은 활약으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현대모비스전선 4쿼터 15점·결승골 빅쇼
“롱런한 형들을 보니 결국은 훈련뿐이더라”
KBL 무대에서만 11시즌째 활약 중인 김선형은 신인이었던 2011∼2012시즌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탁월한 운동능력과 스피드, 뛰어난 개인기를 갖춘 그는 공격형 가드가 많지 않았던 KBL에 새바람을 몰고 왔다. 화려한 플레이 덕분에 ‘플래시 썬’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SK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고, 남자농구대표팀의 일원으로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017∼2018시즌에는 팀과 함께 챔피언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어느덧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된 김선형. 그러나 여전히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가드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즌 29경기에서 평균 13.0점·2.5리바운드·5.9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개인통산 기록(평균 13.1점·3.1리바운드·4.6어시스트)과 큰 격차가 없다. 이번 시즌 2라운드에는 잠시 주춤했지만,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김선형은 5일 스포츠동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현대모비스전 4쿼터는 모처럼 마음먹고 한 번 해봤다. 오랜만에 에이스다운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시즌 도중 다소 부침을 겪었는데, 코칭스태프와 많은 얘기를 나누며 이겨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운동능력과 경기력을 유지하는 비결로는 훈련을 꼽았다. 그는 “함께 했던 주희정 선배 등 리그에서 장수한 형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생각해보니 결국 훈련이었다. 시즌 도중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하게 하는 등 훈련량을 늘린 덕분인지 아직은 운동능력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김선형은 최근 리그에서 늘어나는 젊은 공격형 가드들 가운데 고양 오리온 신인 이정현(23)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내 신인시절과 비교하면 어시스트는 더 좋은 것 같더라. 맞대결을 해보면 이정현은 자신감이 엄청나고, 기량도 좋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좋은 후배들과 가드 맞대결이 흥미롭다는 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의 경쟁력이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더 기대된다. 다시 한번 정상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개인 2번째 우승반지를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