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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KBL은 29일 서울 SK전, 31일 안양 KGC전, 2월 1일 수원 KT전까지 삼성의 3경기를 연기했다. 앞서 연기된 25일 창원 LG전까지 총 4경기 일정은 추후 정해진다. KBL은 “삼성 경기를 제외한 경기 일정을 정상 소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는 계속됐다. 27일 고양 오리온에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선수 1명이 확진됐다. 23일 삼성과 홈경기를 치른 오리온은 24일 삼성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전원이 PCR검사를 받았다.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으나 26일 추가검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향후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KBL은 27일 안양 KGC와 오리온의 경기는 정상 진행키로 했다. KBL 코로나 대응매뉴얼에 따른 결정이었다. KBL 관계자는 “삼성은 역학 조사에 따른 격리 지침이 내려온 반면 오리온은 결정되지 않아 매뉴얼에 따라 경기를 정상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KBL 코로나 대응매뉴얼의 맹점과 상황에 따른 대처 부족이다. 이전의 매뉴얼 최신 버전은 지난해 11월 기준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기 이전에 작성됐다. 하지만 그 후로 상황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대응매뉴얼은 달라지지 않았다. 더욱이 기존 매뉴얼은 선수단 내에 확진자가 나와도 리그를 정상 진행하다는 원칙 하에 만들어졌다.
사진출처 | KBL SNS
하지만 방역당국이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자가 격리를 명명할 경우에 대한 대책이 상세히 적혀있지 않다. 경기 진행이 가능한 최소 인원에 대한 언급도 없다. 코로나19 여파를 심하게 겪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는 각 팀 1군 멤버가 8명 미만이 될 경우엔 경기 개시가 불가능하도록 해놓았다.
그럼에도 KBL은 리그 정상 진행만을 고집하고 있다.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팀의 누가 확진됐느냐가 아닌, 확산세를 얼마나 빠르게 제어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KBL 방역매뉴얼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최근 한 구단 2군 선수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1군과 동선이 불리 됐다는 이유로 KBL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고, 팀의 대처만 바라봤다. 지난해 창원 LG에서 1군과 동행한 스태프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도 만찬가지였다. 3개 구단 전수 검사 후 전원 음성이 판정이 나오자 한숨을 돌렸을 뿐이었다. 당시도 코로나 대응매뉴얼 지침을 위반한 사실이 있었지만 KBL은 이를 묵과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거센 지금, KBL의 방역매뉴얼과 대처가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당장이라도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강화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리그가 멈춰 설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손놓고 구단들의 대처를 바랄 볼 때가 아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