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켑카가 자원봉사자들 매료 시킨 사연

입력 2019-10-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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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가 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의 자원봉사자 700여 명을 위해 14일 저녁 제주도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전야제 현장을 찾아 “새로운 나라에서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는 자체만으로도 내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자원봉사자들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켑카. 사진제공|CJ그룹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내 인생도 바뀌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는 역시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29·미국)다. 지난해 급이 다른 장타력을 앞세워 손쉽게 정상을 밟은 켑카는 17일 막을 올린 1라운드부터 많은 관중을 몰고 다니며 디펜딩 챔피언의 지위를 만끽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 이후 많은 국내 골프팬들로부터 이처럼 큰 인기를 얻은 켑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한 행사에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해 큰 박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더CJ컵@나인브릿지 개막 사흘 전인 14일 저녁 제주도의 한 리조트에서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 700여명을 위한 전야제가 열렸다.

이날 무대로 초대된 디펜딩 챔피언은 지난해 대회 직전 낚시로 잡은 51㎝ 참돔 이야기부터 꺼내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월척의 기운으로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는 켑카는 “몇몇 사람들이 의심을 하지만 연출된 장면은 당연히 아니었다. 당시 월척은 내가 평생 잡아본 물고기 중에서 가장 큰 크기였다.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아 올해도 낚시를 해야 할지 고민했었다”며 좌중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훈훈한 장면도 있었다. 켑카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순간이었다.

켑카는 “이처럼 큰 대회를 돕는 자원봉사자들께 늘 감사한 마음이다”고 운을 뗀 뒤 “여기 계신 많은 분들께선 대회 내내 소중한 추억을 쌓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나라에서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는 자체만으로도 내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이 자리를 지킨 현장 관계자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켑카는 조리 있게 인터뷰를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지난해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가 되더니 1년 만에 다른 사람이 돼서 돌아와 놀랐다”며 “이런 행사는 종종 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켑카의 이야기를 들으며 매료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출중한 실력만큼의 인성을 뽐낸 켑카는 17일 1라운드를 3언더파 공동 15위로 출발했다. 버디 4개, 보기 3개로 들쑥날쑥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퍼트 이글을 잡아내고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편 1라운드에선 안병훈(28)이 8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며 이 대회 한국선수 첫 우승을 정조준했다. 전후반 보기 없이 버디만 4개씩을 낚아 2위 호아킨 니만(21·칠레)을 1타차로 따돌렸다. 한국선수들 중에선 황중곤(27)이 5언더파 공동 4위, 임성재(21)와 이수민(26)이 4언더파 공동 9위를 달렸다.

서귀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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