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L, 찻잔 속 태풍일까? 골프의 신세계일까?

입력 2020-01-29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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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찻잔 속의 태풍인가 아니면 기존의 판을 흔드는 새로운 리그의 탄생인가.

최근 미국 골프계는 미국 프로골프(PGA)투어에 대항하는 새로운 프리미어 골프리그(PGL)의 출범소식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아직 새로운 리그를 출범시킬 단체의 구체적인 정체와 안정성 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2022~2023년부터 PGL을 탄생시킬 것이라는 뉴스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 등 미국의 골프전문 매체에 따르면 월드골프그룹(WGG)이 2022~2023년 사이에 PGL을 시작한다. 새 리그는 대회당 최소 1000만 달러(약 118억원)의 총상금을 내걸고 1~8월에 18개 대회를 진행한다. 54홀 경기로 컷 탈락 없이 현재 가장 유명한 선수 48명만 출전시켜 대중의 집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약속한 우승상금은 최소 500만 달러(약 59억원). 현재 PGA투어 메이저대회 상금의 2배다. PGL은 총상금 2억40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내걸고 8개월 동안 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시즌 17번째 대회에서 시즌 상금왕이 결정되고 마지막 18번째 대회는 팀 대항전으로 치른다. 포뮬러 자동차 경주방식으로 선수는 최종전 수익금을 나누어 가질 기회를 받는다.

문제는 계획의 신뢰성이다.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대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재정후원이 필수적이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과 라스베이거스 스포츠 도박업체들도 투자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가 지원을 약속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새 리그 구상이 현실화 되면 PGA투어는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이때문인 듯 PGA투어의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가 최근 선수위원회 위원 16명을 따로 만나서 “PGL과 PGA투어 양쪽 다 뛰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알렸다는 소식도 있다.

결국 새로운 리그의 성공여부는 유명스타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선수들은 보다 많은 상금을 원하지만 자칫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도중에 사라질 수도 있는 리그에 먼저 발을 들였다가 피해를 볼 수도 있기에 여러 상황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상황은 메이저리그 초창기에 내셔널리그에 대항해 아메리칸리그가 출범해 경쟁하고 선수들이 주축이 된 플레이어스 리그도 후발주자로 등장해 생존을 다퉜던 때를 연상시킨다.

당시 각 리그는 스타 선수들을 빼내오려고 출혈경쟁을 했다. 자본이 버티지 못한 플레이어스 리그는 결국 와해됐다. 끝까지 버틴 아메리칸리그는 내셔널리그와 화해하면서 지금의 양대리그 체제를 만들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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