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 우승보며 ‘절치부심’ 박현경, 생애 첫 우승 감격

입력 2020-05-17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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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제42회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가 열렸다. 박현경이 17언더파 271타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한 뒤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양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신인으로 큰 기대를 품고 시작한 지난 시즌. 어렸을 때부터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경쟁하던 조아연(20·볼빅)은 신인상을 가져갔고 또 다른 친구 임희정(20·한화큐셀)은 3승을 차지했다. 동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그는 늘 빈손이었다. 톱10에 9차례나 올랐지만,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누구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고, 마침내 간절하게 바라던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기다림이 컸던 만큼 생애 첫 ‘챔피언의 눈물’은 더 뜨거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이 데뷔 첫 우승 기쁨을 누렸다. 2020 시즌 국내 개막전이자 첫 메이저대회인 ‘제42회 KLPGA 챔피언십(총 상금 30억 원)’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합계 271타로 공동 2위 임희정과 배선우(26·다이와랜드)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2억2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배선우와 함께 임희정에 3타 뒤진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박현경은 전반에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12번(파3)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16언더파로 임희정과 처음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승부처는 13번 홀이었다. 파4 홀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약 3m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켰고, 같은 홀에서 임희정이 퍼트 실수를 범하고 보기에 그치면서 순식간에 2타 앞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후 배선우와 임희정이 각각 1타씩 줄였지만 박현경은 침착하게 파 세이브를 이어가며 우승을 완성했다.

아마추어 시절 최강자로 군림했던 박현경은 2017년 송암배에서 나흘 합계 29언더파로 아마추어 역대 72홀 최소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9 시즌 루키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았지만 매번 정상 길목에서 주저앉았다.

지난 겨울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솔레어)과 함께 동계 훈련을 함께 한 박현경은 “지난해 친구들이 우승할 때 내색은 안 하려고 했지만 많이 힘들었다”며 눈물을 흘린 뒤 “3라운드가 끝나고 진영 언니가 ‘우승에 욕심내지 말라’고 조언해줬다”고 털어놨다. 캐디로 도움을 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 출신 아버지 박세수 씨에 대해 “잘 풀리지 않을 때 아빠가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내비쳤다.

양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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