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스파크’에녹초된청소년팀

입력 2009-03-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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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다. 진짜 장난이 아냐.”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의 훈련이 진행된 13일 파주 NFC. 곳곳에서 볼멘소리와 긴 탄식이 터져 나왔다. 어린 선수들이 이처럼 ‘헉헉’거린 이유는 간단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올해 초 미국에서 특별 도입한 새 체력테스트 프로그램 때문. ‘스파크(SPARQ)’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가 제작했다. 1월 5일부터 박경훈 전주대 교수와 이성운 협회 기술교육국 직원이 일주일간 미국 나이키 본사를 방문, 프로그램과 레이저, 심박 측정기 등이 포함된 500만원 상당의 장비 한 세트를 공수했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스파크’는 Speed(속도), Power(힘), Agility(민첩성), Reaction(반응), Quickness(순발력)의 영문 약자다. 보비 롭슨 감독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체력 코치로 활동한 폴 윈스퍼가 만든 ‘스파크’는 모두 4개의 기초 훈련을 활용해 선수들의 체력과 몸 상태를 수치로 측정한다. 20m 달리기로 스피드를 체크하고, 매트 위를 점프해 파워를 점검한다. 또 민첩성을 위해 화살 3개를 필드에 꽂아놓고 방향을 바꿔가며 10m-5m-5m 뜀박질을 한다. 일명 ‘삑삑이’로 불리는 스피드 및 지구력 측정용 셔틀런은 마지막 프로그램. 4개의 훈련을 모두 소화하면 녹초가 되게 마련이다. 이날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은 처음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혜택(?)을 받았다. 여드름 자국이 듬성한 앳된 얼굴의 한 선수는 가슴을 움켜쥔 채 “우리는 ‘마루타(시험대상)’였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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