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컵결승1차전]그림프리킥장군!감각로빙슛멍군!

입력 2009-09-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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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맞았어!’ 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09 컵 대회 결승 1차전에서 전반 23분 부산 박희도(맨 왼쪽)가 절묘한 프리킥 선취골을 뽑아내고 있다. 부산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박희도선제골-데닐손동점골…부산,홈경기서포항과무승부
부산 아이파크 안병모 단장은 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피스컵코리아 결승 1차전 홈경기를 앞둔 전날, 숫자 ‘2’가 계속 형상화되는 꿈을 꿨다고 한다. 안 단장은 “오늘이 2일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앞으로 2번 이기면 우승이라는 건지, 2골을 넣으라는 예시인지 해석이 분분하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설마, 2골 먹고 지지는 않겠죠”라는 걱정도 있었다. 꿈보다 해몽이라 했던가.

정답은 양 팀이 1골씩 주고받는다는 의미였다.

올 시즌 컵 대회 타이틀의 주인공은 포항에서 결판나게 됐다. 부산과 포항은 2일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서 벌어진 컵 대회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2차전은 16일 오후 7시 30분 포항에서 벌어진다.

부산이 장군을 부르자 포항이 멍군을 외친 형국이었다. 부산은 전반 23분,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한상운이 반칙을 얻어내자 박희도가 그림 같은 오른발 감아 차기로 그물을 갈랐다.

포항 골키퍼 신화용이 몸을 날렸지만 이미 볼은 그물을 통과한 뒤였다. 포항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포항 파리아스 감독은 전반 34분, 유창현을 투입시킨 뒤 동점골이 터지지 않자 후반 11분과 12분, 조찬호와 노병준을 연달아 집어넣는 승부수를 던졌다. 포항의 이날 선발 멤버를 본 황 감독이 “후반에 작정을 하고 나서려다 보다. 그래도 대비책은 있다”고 자신했지만 결국 1골을 지키지 못했다.

후반 31분, 부산 골키퍼 최현이 페널티 아크 근처까지 나와 걷어낸 볼을 데닐손이 잡아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문전 앞에 부산 수비 홍성요가 있었지만 뒷걸음질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땅을 쳤다.

황 감독은 홈에서 무승부에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듯 곧바로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34분 호물로, 후반 45분에는 구아라까지 투입하는 총 공세를 펼쳤지만 결국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부산은 이날 승부가 무엇 보다 중요했다. 선수들은 이날 생일을 맞은 안 단장을 점심식사 자리에 초대해 축하파티를 열었고, 안 단장은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오늘 승리로 나머지 절반을 채우자”고 의지를 다졌다.

황 감독 역시 “선수들 중 대학, 프로를 포함해 결승을 경험해 본 선수가 2-3명에 불과하다. 이번에 반드시 승기를 잡고 우승컵을 가져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결과는 무승부. 부산은 이날 비기면서 황 감독 부임 후 1무2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포항 징크스 깨기도 결승 2차전으로 미뤘다.
부산|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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